경상수지·물가·성장·외환보유액, '수퍼 달러' 버텨낼 4중 방파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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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환율과 주가의 출렁임이 한층 커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달러 살포(양적완화)는 더 이상 없다”고 공식 선언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2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다.

 ‘수퍼 달러’ 충격을 버텨낼 방파제는 뭘까. 국제통화기금(IMF)은 경상수지, 물가, 성장 전망, 외환보유액 등 네 가지를 꼽았다. 3일(현지시간) 내놓은 실무보고서 ‘신흥시장 변동성, 긴축 경련(Taper Tantrum)의 교훈’에서다.

 한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은 이미 예선전을 치렀다. Fed가 양적완화 종료 계획을 처음 내놓은 지난해 여름이다. 이 때 경험을 바탕으로 IMF는 브라질, 콜롬비아에서 태국, 터키까지 신흥 12개국을 위험지대로 평가했다. 한국은 명단에 들지 않았지만 최근 원화 값 불안에서 알 수 있듯 안전지대는 아니다. 한국은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543억 달러(약 58조원)에 달하는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흑자의 ‘질’이 문제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의 조짐이 뚜렷하다.

 외환보유액은 두 달 연속 줄었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7월 3680억 달러로 최고치를 찍었다가 8월 3675억 달러, 9월 3644억 달러로 연이어 감소했다. 외환보유액 세계 7위(올 8월말 기준) 자리는 유지했지만 계속 늘어나는 중국·일본 외환보유액과는 방향이 달라 불안감을 키웠다. 성장률과 물가 변수도 마찬가지다. 신흥국처럼 높은 물가를 걱정하는 처지는 아니지만 낮은 물가와 성장률이 맞물린 탓에 선진국형 디플레이션을 걱정해야하는 입장이다.

조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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