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와 복제한 체세포 원숭이에 이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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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황우석 교수팀은 7월께 원숭이에게 인간의 줄기세포와 돼지의 인슐린 분비세포(췌도세포)를 이식하는 실험을 할 계획이다.

서울대 의대 안규리 교수는 23일 "대전 생명공학연구원에 있는 국가영장류센터에서 실험용 원숭이 20여 마리를 수입하기 위해 절차를 밟고 있으며, 수입되면 곧바로 실험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 교수는 황우석 교수의 대언론 관계를 담당하고 있다. 줄기세포를 곧바로 영장류에 이식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보통 쥐 등 하등 동물부터 한다. 그러나 이번에 만든 줄기세포는 사람의 것이어서 사람의 유전자와 95% 이상 같은 영장류에 곧바로 이식키로 한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 관계자는 "원숭이는 수입하기가 까다롭고, 수입했다고 해도 국내에 적응하는 기간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영장류 실험은 7월께나 가능하다"고 말했다. 수입하는 원숭이 종류는 인도산 붉은 털 원숭이, 필리핀 원숭이 등이다.

이 실험은 줄기세포 자체를 원숭이에게 이식하거나 줄기세포를 신경.심근 세포 등으로 키운 뒤 원숭이에게 집어넣어 어느 정도 잘 이식이 되는지, 암으로 발전하지 않는지 등 효능과 부작용을 연구하기 위한 것이다. 국가영장류센터는 무균 상태로 원숭이를 기르는 곳이다. 황 교수팀은 또 서울대 의대 안에 영장류 수술실을 만들 계획이다. 줄기세포나 돼지의 췌도세포 등을 집어넣기 위해서는 수술실이 없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이번에 원숭이에 집어넣으려 하는 췌도세포는 사람에게 장기이식 거부반응이 최소화되도록 황 교수팀이 유전자를 조작해 복제한 것이다. 안 교수는 이를 이용해 지금까지 인간에게 이식할 때 생길 수 있는 거부반응을 연구해 왔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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