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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개구리 생태계 교란 확인

중앙일보

입력

 

국립환경과학원이 4월부터 8월까지 경남 창녕 가항습지에서 황소개구리를 포획해 먹이원을 분석한 결과 말벌, 쥐, 새 등 61종을 확인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분석은 가항습지에서 포획한 129마리의 황소개구리를 마취 후 -70℃로 급속 냉동해 안락사 시킨 다음 위(胃)의 내용물을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분석 결과 포획한 황소개구리 위에서 총 632개체가 발견됐다. 곤충류가 65.3%로 가장 많았고 이어 공벌레류(13.8%), 달팽이류(7.9%), 개구리류(7.1%), 거미류(4.3%), 어류(0.6%), 지렁이류(0.3%) 순이었다.

황소개구리의 주요 먹이인 곤충류는 물자라가 130개체(31.5%)로 가장 많았고 땅강아지, 소금쟁이, 작은등줄실잠자리, 갈색큰먹노린재 순이었다.

황소개구리는 곤충뿐 아니라 독침을 가진 장수말벌, 등검은말벌 등 독충류를 비롯해 토종 양서류(두꺼비의 올챙이), 조류(박새), 포유류(등줄쥐·땃쥐)도 잡아먹은 것이 확인됐다.

이정현 국립습지센터 연구사는 "이번 분석을 통해 기존에 자세히 알려지지 않았던 황소개구리의 습지 먹이사슬 교란 정도를 직접 확인했다"며 "2015년에는 습지 생태계에 주요 생태계교란 생물이 미치는 영향을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황소개구리는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며 주로 강, 하천, 저수지, 농수로, 배수로에 서식한다. 4월 동면에서 깨어나 5월부터 7월 사이에 번식한다. 암컷은 한 배에 6천∼4만 개의 알을 산란하며, 부화한 올챙이는 2∼3년 정도 물속에서 성장한 후 아성체로 변태한다. 원 서식지는 미국이며 우리나라에는 1970년대에 도입됐다.

[영상=국립환경과학원]

김세희 기자 kim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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