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인천 드림파크골프장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골프 최종일 경기. 남자 대표팀의 맏형 김남훈(20·성균관대)이 15언더파 2위로 홀아웃하자 먼저 경기를 마치고 기다리던 여자 대표팀 선수들과 관계자들에겐 아쉬운 표정이 역력했다. 김남훈은 13번홀까지 1타 차 단독 선두였지만 14번홀(파4)에서 더블보기를 해 대만의 판첸충(23)에게 2타 차로 금메달을 넘겨줬다. 남자팀은 김남훈, 염은호(17·신성고), 공태현(20·호남대), 김영웅(16· 함평골프고)이 팀을 이룬 단체전에서도 대만(45언더파)에 7타 차 2위를 차지했다.
아시안게임 3회 연속 전 부문 석권을 노렸던 한국 남·녀 골프 대표팀의 꿈이 좌절됐다. 한국 은 여자 개인전에 나선 ‘맏언니’ 박결(18·동일전자고)이 마지막 날 생애 최저타인 8언더파를 기록, 최종 합계 19언더파로 개인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뿐 여자 단체전, 남자 개인·단체전에서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한국 대표팀은 그동안 아시안게임에서 최강의 자리를 지켜왔다. 남자 골프는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에서 정식 종목이 된 이래 금 5, 은 3, 동 3개를 따냈다. 여자는 첫 정식 대회였던 1990년 북경 아시안게임 이후 금 7, 은 5, 동 5개를 쓸어 담았다. 자연스럽게 이번 대회 목표도 3개 대회 연속 4개의 금메달을 석권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국팀은 금메달 1개, 은메달 3개로 체면치레를 했을 뿐이다. 2년 연속 태극마크를 단 이소영(17·안양여고)과 2라운드까지 개인전 1위였던 염은호 등 믿었던 선수들의 막판 부진이 아쉬웠다. 여자 대표팀의 김순희(47) 코치는 “연습 라운드 때는 10언더파씩 쳤다. 하지만 막상 실전에서 제 실력을 발휘해주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대만과 태국 등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도 걸림돌이 됐다. 대만 남자팀은 금메달 2개와 동메달 등 3개의 메달을 따내며 아시아 최강으로 올라섰다. 태국도 여자 단체전에서 한국을 7타 차로 제치고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인천=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