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처럼 '불사조' 같은 태풍 '풍웡' 한반도 향해 북상 중

중앙일보

입력

북상중인 제16호 태풍 '풍웡(FUNG-WONG)'이 좌충우돌하면서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고 있다.

기상청은 '풍웡'의 영향으로 많은 양의 수증기가 유입돼 23일부터 이틀간 전국에 강풍을 동반한 시간당 30㎜이상의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22일 예보했다. 특히 지형적인 효과가 더해지는 동해안과 남해안, 제주 산간에는 최고 150~200㎜ 이상의 집중 호우가 쏟아질 전망이다.

홍콩에서 제출한 태풍 이름인 '풍웡'은 불사조란 뜻이다. 우리말로는 '봉황(鳳凰)'이다. 지난 18일 새벽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태풍으로 발달한 '풍웡'은 몇번씩 육지에 상륙하거나 스치면서도 사라지지 않고 다시 바다로 나와 생명을 이어가고 있다.

'풍웡'은 19일 오후 필리핀 북부지방에 관통했고, 21일 오후에는 대만 동쪽 해안을 따라 이동하면서 적지않은 피해를 냈다. 22일 오후 3시 현재 중국 연안을 따라 시속 22㎞ 속도로 북진중이다. '풍웡'은 23일 낮 상하이를 지난 뒤 24일 새벽에는 다시 바다로 나와 서귀포 서쪽 390㎞ 부근 해상까지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풍웡'이 중국 연안을 지나면서 24일 새벽 열대저압부로 약화돼 태풍으로서의 일생을 마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일본 기상청은 '풍웡'이 24일까지도 태풍으로서의 세력은 유지하면서 한반도 남해안을 따라 동쪽으로 이동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태풍이냐, 열대저압부냐를 판가름하는 것은 중심 부근의 최대풍속으로 초속 17m 이상이면 태풍, 그 미만이면 열대저압부로 분류한다. 남해 바다를 지나는 것이 태풍이든, 열대저압부든 강풍과 폭우, 높은 파도로 인해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기는 마찬가지다.

기상청 관계자는 "축대붕괴나 산사태, 저지대 침수 등의 비 피해가 없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찬수 기자 envirep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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