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활성화 위해 내년 예산 376조원 편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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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국가가 쓰는 돈의 30%는 복지 관련 분야로 간다. 전체 예산 중 복지예산이 비율이 3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액으론 115조5000억원으로 교육과 국방, 사회간접자본 분야에 쓰는 돈과 맞먹는다. 기획재정부는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20조원(5.7%) 늘어난 376조원으로 짰다고 18일 밝혔다. 중장기 계획상으론 올해보다 12조원 늘어나는 정도였지만 침체된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8조원을 더 쓰기로 했다. 방문규 기재부 2차관은 “어려운 세입 여건을 고려하면 지출을 줄여야 하지만 민간부문의 경제활력을 높이고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재정지출 규모를 큰 폭으로 확대했다”고 말했다. 분야별로는 핵심 국정과제인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한 예산이 올해보다 1조2000억원 늘어난 8조3000억원으로 편성됐고, 안전 분야예산도 12조4000억원에서 14조6000억원으로 늘어났다. 중장기 계획에선 줄이기로 했던 사회간접자본 지출도 다시 늘리기로 했다. 내년도 공무원 봉급은 올해보다 3.8% 인상되고 사병 봉급도 15% 오른다.

쓰임새가 커지면서 재정적자 규모도 늘어난다. 사회보장성 기금 수입과 지출을 제외한 내년도 적자 규모는 33조6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2.1% 규모다. 기재부는 애초 2017년까지 수입과 지출의 균형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예산안과 함께 발표한 ‘2014~2018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선 균형재정의 달성 시기를 2019년 이후로 미뤘다. 적자가 늘면서 국가채무는 올해 527조원에서 내년 570조원으로 늘어난다. GDP 대비 35.7%로 역대 최대다. 내년 국세와 지방세를 포함한 1인당 세금 부담액은 551만원으로 추산됐다.

정부는 예산안을 23일 전에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번 예산안은 사상 처음으로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예산결산위원회의 심의가 끝나지 않아도 12월 1일 국회 본회의에 자동 부의된다. 여야 다툼으로 예산안 처리가 법정 시한인 12월 2일을 넘기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부의되는 것만으로는 통과를 보장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세종=김원배 기자 oneb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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