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은행, 5대 은행에 5000억 위안 자금 공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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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중국 5대 은행에 총 5000억 위안(약85조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17일 중국 시나닷컴 등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전날 유동성지원창구(SLF)를 통해 각 은행에 1000억 위안의 자금을 공급했다. SLF는 인민은행이 지난해 초 도입한 것으로 금융회사가 대규모 자금이 필요할 때 최장 3개월까지 자금을 빌려준다.

인민은행이 단기 자금 지원이라는 변칙적인 통화 완화 정책을 쓴 것은 중국의 실물 경제 상황이 심상치 않아서다. 중국의 8월 산업생산은 6.9%(연율) 증가에 그쳐 세계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8월 외국인직접투자(FDI)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줄면서 2010년 7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부동산 경기 침체도 이어지고 있다.

인민은행의 대규모 유동성 지원은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인하한 것에 맞먹는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금융회사들은 시중의 자금 순환이 원활해져 사실상 경기 부양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인민은행의 이번 조치는 중국에서 급격하게 커지는 부채 규모에도 불구하고 광범위한 통화 완화를 통해 경제를 부양하기 위한 정부의 결정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중국의 최대 명절인 국경절 연휴(10월 1~7일)를 앞두고 급증하는 자금 수요에 미리 대비하기 위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중쩡성(鐘正生) 궈신(國信)증권 수석애널리스트는 중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로 당분간 지급준비율이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은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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