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뮌헨(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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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뮌헨올림픽 조직위는 올림픽 예산의 70%정도를 민간부문에서 마련하고 30%정도를 공공재정에 부담시켰다. 조직위는 5종의 기념주화와 TV복권을 발행했다. 10마르크(3천원)짜리 은화등 5가지 기념주화 1백만개가 매진되어 7억3천만마르크(2천7백90억원)을 벌었고, 50페니히(1백50원)짜리 TV복권으로 2억5천만마르크(7백50억원)가 조달됐다.
이밖에 TV중계료 4천만마르크(1백20억원), 입장료수입 5천4백50만마르크(1백63억5천만원)를 올렸다.

<정부 부담은 30%뿐>
결국 5억9천만마르크(1천7백70억원)가 모자라 공공재정에서 지출했는데 올림픽을 주관한 뮌헨시는 그 25%인 1억4천만마르크(4백20억원)를 부담했다. 시당국은 이 부채를 6년만에 나누어 갚았다. 당시 1년 예산이 30억마르크(9천억원)정도였던 뮌헨시로서는 그리 큰 부담이 아니었다. 73년의 에너지파동이 있기 직전 한창 번영을 구가하던 서독경제 규모로서도 이정도의 지출은 큰문제가 되지않았다.
서독경제 전반에 미친 영향도 미미했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올림픽을 치르고나면 인플레가 약간 상승할 것으로 우려했으나 서독의 연평균수준인 5%선을 넘지 않았다. 다만 뮌헨시의 경우 올림픽을 개최함으로써 관광객이 늘고 여러 가지 사회간접자본이 확충되면서 대도시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는등 보탬이 많았다.
뮌헨올림픽 시설에 대한 투자가 헛되지 않고 행사를 치른뒤에도 활용되고 있는것은 계획의 치밀성, 적정규모의 시설및 뮌헨이 유럽의 한가운데 위치한 도시라는 지리적 이점에서였다.
당시 뮌헨올림픽조직위에서 홍보관계일을 맡아보았던 「카밀로·노엘」씨는 계획당시부터 『한번의 올림픽 행사만을 위한 경기장건설보다는 그이후의 효용성에 더 신경을 썼다』고했다.
뮌헨의 경우 10만내지 12만명의 관객을 수용할수 있는 매머드올림픽 스타디움을 만들수도 있었으나 뒷날 그렇게 큰 경기장은 관리나 효용면에서 마이너스 요인이 많을것으로 판단돼 8만명수용정도의 스타디움을 만들었다고 「노엘」씨는 말했다. 그대신 주로 투자한 것이 2만5천평의 인공호수, 20만평의 녹지대등 시민들이 휴양하고산책할수 있는 공원지대 조성이었다고 그는 말했다.

<시설 활용…계속 흑자>
그러한 예는 선수촌과 보도진들의 숙소인 프레스 시티및 프레스센터 건설에서도 볼수있다. 순수한 민간자본으로 12개회사가 투자하여 건립한 선수촌의 4천8백호와 프레스시티의 3천호는 올림픽당시 조직위에 임대됐다가 현재는 대학생의 기숙사와 일반아파트로 이용되고있다. 프레스센더로 사용되던 건물에는 학교가 2개나 들어서 있다.
올림픽시설의 장기적 활용에 대한 독일사람들의 치밀성은 이 시설을 관리하기위해 올림픽이 개최되기 2년전에 뮌헨시에 부속되는 기관으로 「올림픽공원관리회사」가 설립되어 운영되고 있는 사실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당시 올림픽조직위에 관계했던 인사들을 비롯, 각 분야의 전문기술자등 2백50명으로 이루어진 올림픽공원관리회사는 지금까지 계속 흑자를 기록해 시설이 노후화될 경우 보수를 위해 기금을 적립하고 있다.
올림픽이 끝난뒤 연방정부에서 시설관리비로 1천3백만마르크(39억원)를 보조해주었으나 아직 보수비용이 1년에 6백만마르크(18억원)를 넘지않아 기금이 1억8천만 마르크(5백40억원)로 불어났다.
뮌헨올림픽조직위의 경험때문에 이 회사의 홍보책임자로 있는 「노엘」씨는 자기의 경험으로 미루어 88년 올림픽을 개최하게된 한국도 『지금쯤 미리 뮌헨올림픽공원관리회사와 같은 기관을 설립해야 할것』이라며 뮌헨의 경우는 회사의 설립이 너무 늦었었다고 말했다.

<뮌헨의 경험참고 권유>
「노엘」씨는 최근 서울에서 건설할 계획인 올림픽스타디움의 규모가 10만명이상의 관람객을 목표로한다는 소식을 알고있다면서 자기 견해로는 좀더 검토, 축소할 것을 권하고 싶다고했다.
『시설을 나중에 효과적으로 활용할수 있도록 해야지 올림픽경기를 밖으로 과시하기 위해서 시설해도안되고 한번 쓰고 잊혀지는 것이되도록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그의 의견이었다.
그는 특히 뮌헨이 지리적으로 유럽의 중심지에 있는 반면 서울이 그렇지못한 점을 들어 장기적인 관광객 유치전망에도 차이가 있음을 지적, 한국의 올림픽시설계획에 세심하고도 다각적인 연구검토가 필요할것이라고 권고한다.[뮌헨=김동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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