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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분야 정부역할 중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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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의상이 제정된 첫해부터 후보에 올랐었던「토빈」교수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한림원은 그의「자산선택이론」을 대표적인 수상업적으로 평가했다. 동원은 가계와 기업이 자산을 취득하거나 부채를 질 때 어떻게 행동하는가를 분석하는 기초를 「토빈」교수가 제공했다고 찬양했다. 이런 그의 업적은 70년대의 통화·금융정책·재정적자분석·안정정책의 수립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의 유가증권분석투자이론은 매우 복잡하고 정교한 수식의 복합체지만 결론은 간명하다. 만일의 사태를 고려, 한곳에 투자를 집중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이론이 한 바구니 속에 달걀을 몽땅 집어넣지 말라는 평범한 원리로 설명될 수 있다고 말한다. 가계투자의 삼분법과 유사한 논리다. 그는 또 가계와 기업이 은행보다는 신탁 등 투자회사를 통해 투자할 것을 권고하면서 국민경제로 보아 은행보다 투자회사의 역할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그의 금융이론은 「프리드먼」류의 통화주의나 정치가들과는 전혀 다른 입장이다. 많은 사람들은 그의 화폐·실물시장분석이 「프리드먼」보다 훨씬 정교하며 경제운용에서 정부와 정책수립가 들의 능력을 훨씬 더 신뢰한다.
「레이건」행정부나 기타 많은 서구선진국들이 실업증가의 희생을 감수하면서 인플레억제책을 쓰고있으나 「토빈」은 사회가 필요로 하는 것은 인플레를 억제하는 완전고용이라고 주장한다.
「케네디」경제자문위원회의 일도 맡았던 그는 정책입안가나 정부가 옳은 일만 한다면 인플레 없는 완전고용을 포함하여 거의 모든 경제의 어려움을 풀 수 있다고 본다.
시카고 출신의 그는 예일·하버드에서 수학한 뒤 예일대 교수로 재직중이며 60년대는「새뮤얼슨」등과 함께「케네디」시절의 신 경제학파의 주류를 이루었다.
70∼71년에는 미국경제학회장을 지냈다. 그는 19명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중 열 번째의 미국인이다.
이와 함께 유럽 쪽의 비판도 만만치 않다. 노벨 경제학상이 경제학자의 업적이 아닌 정치활동을 더 평가하고 있다는 비판이 그것이다. 74년 수상자인「뮈르달」교수는 경제학이「말랑말랑한」학문이며 노벨 경제학상은 폐지되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뒤에 그는 이 발언을 취소했지만).
남미 독재정원을 도운「프리드먼」의 수상 때는 격렬한 반대운동도 있었다. 실증과학인 경제학자의 업적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는 두고두고 논쟁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김영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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