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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정경대학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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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런던정경대학(London School of Econimics and Polifical Science Houghton Street, London WC 2A 2AE)은 「페이비언」학회의 원로 「헨리·허친슨」의 유지에 따라 「시드니·웨브」가 1895년에 창설한 학교다. 『사회학적으로, 진보적인 목적으로』학교를 운영하라는. 유지와 창설자 자신이 「페이비언」사회주의자였다는 사실로 해서 이 학교도 초창기에 상당히 진보주의적 학풍을 풍겼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교수진은 보수화됐고 특히 1900년 런던대학교의 일원으로 편입되면서 다른 정규대학과 같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초기는 진보적 학풍>
이 학교는 후에 「버나드쇼」의 집이된 주택용 건물에서 시작했으나 학생수가 불어남에 따라 건물을 여러번 옮긴 끝에 지금은 워털루교 부근의 5층 건물 4개에 분산되어 있다.
이 학교의 특성은 학생과 교수의 구성이 코스모플리턴적이라는 점에 있다.
4천여명에 달하는 학생중 학부에서는 3분의1이, 대학원에서는 반이상이 외국학생인데 국가수로는 90여개국 학생들이 모여있다. 교수도 상당수가 외국에서 학위를 받은 학자들이며 학장도 서독사회학자인 「다렌도르프」교수가 맡고 있다. 이런 학생·교수의 구성면에서 보면 서베를린의 자유대학과 유사한 셈이다. 교수는 2백91명.
경제학의 경우 이 학교는 철저한 자유주의를 지향한다. 예컨대 대기업의 독점이나 정부간섭을 다같이 배격하고 노조에 의한 느동시장 독점도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와 같은 철저한 자유주의적 입장은 2차대전중 파시즘에 대한 반발에서 그 뿌리를 찾을 수 있는 것이기는 하지만 오늘의 상황에서 노조의 역할을 과소평가하는 흠이 있다고 이 학교에서 경제학 석사과정을 마친 김수행씨는 말하고 있다.

<영 문화원 시험 치러>
이 학교(대학원)에 입학하는 절차는 출신학교 교수 2명의 영문추전서 2장과 졸업성적증명서를 제출하고 주한영국대사관의 Britishcouncil(문화원)에 가서 영어시험(필기와 구두시험)을 치른 후 그 성적표를 보내면 된다.
이 대학에서 도시·지역개발계획석사과정을 이수하고 있는 하성규씨에 따르면 강의를 이해하고 논문을 쓸 정도가 되려면 이 시험에 합격되더라도 미리 영국에 와서 개학전 최소한 6개월은 영어강습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학과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수업은 강의와 세미나를 번갈아가며 진행된다.
예컨대 4과목을 공부할 경우 대개 1주일에 강의 4번에 세미나 4번씩을 하게 되는데 세미나 준비로 읽어야하는 책과 논문이 여러 권씩 되기 때문에 세미나준비가 무엇보다 어렵다고 하씨는 말하고 있다.
이곳에 와서 공부하는 과정에서 가장 뼈저리게 느끼는 것은 한국대학에서의 공부가 너무 외곬으로만 이루어져 기반이 좁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특히 세미나의 경우 한 문제에 관한 논리를 전개하기 위해서도 여러 가지 주변학문을 인용해야 무리가 없는데 그게 부족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반성같다.
그래서 급한대로 여러 가지 주변학문에 관한 책을 사서 쌓아놓고 읽으려 하지만 마음만 급하고 좌절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것은 한국의 대학교육과 영국대학교육사이의 갭이 크기 때문에 누구나 겪는 어려움이다.
이 때문에 가장 무리 없는 유학방법은 대학졸업생이 대학원에 들어가지 말고 1년짜리 디플로머코스를 거치거나 또는 새로 학부과정을 거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법학을 공부한 채이식씨는 말한다.
대학3년, 박사학위 3년해서 6년만에 박사학위를 획득하면 대학원에 들어가서 고생하면서 어차피 6년후에야 박사학위를 획득하는 것보다 충실하고 고생도 덜 한다는 얘기다.

<많지 않은 장학금>
외국유학을 오는 한국 학생은 모두 박사학위를 목표처럼 하고 있지만 서구에서는 박사학위가 현실적인 효용이 없어서인지 반드시 학문의 정상과 동일시하지 않는 경향이었다. 예컨대 LSE의 교수 중 박사학위 소지자는 과에 따라 10∼30%밖에 되지 않는다. LSE의 석사과정은 대개 1년으로 한정되어 있다. 학점제가 아니고 시험제이기 때문에 학위시험 때는 배운과목을 모두 시험을 치른다. 과목당 3시간썩 논문형식으로 치르는 이 시험에서 1백점 만점에 50점 미달이면 탈락하게 된다. 제2의 기회는 없다.
현재 이 학교의 한국 학생으로는 경제학·정치학·도시개발계획학 등 3개 학과에서 각각 한명씩 학위과정을 밟고 있다.
이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사람은 구대열씨(정치학·외교안보연구원교수)가 있다.
장학제도는 14가지가 있지만 한가지에 1, 2멱밖에 혜택을 못 받는게 흠이다.
장학금 중에는 학생의 영국행 및 귀국여비를 주는 일본항공의 여비보조, 산토리-도요다가 일본에 관련된 연구를 택하는 학생에게 지급하는 학비보조 및 익명으로 제공되는 영일 우호장학금 등 일본국적의 장학금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전체 장학금 규모가 적어 외국학생은 여기에 기대를 걸지 않는게 좋을 듯 하다. 【런던=장두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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