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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 최대의 「고려정원」이 발굴|일본의 경도 서방사 고산수식 보다도 2백 여년 앞서|2km계곡 9천 여평 규모…5개 암자·석굴 등 발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강원도 춘천군 청평사 계곡에서 13세기 고려시대의정원이 발견됐다. 한국 정원문화연구회(회장 민경현)가 최근 발굴 조사한 이「고려정원」은 지금까지 일본이 가장 오랜 세계적 정원으로 자랑해온 경도 서방사의 고산 수식 정원보다 2백 여년 앞선 세계적인 구조의 정원으로 밝혀졌다.
조사단은 지표 발굴 및 측량 조사에서 원형 그대로 보존돼있는 전형적인 고려 시대 정원 연못인 영지와 그로부터 4백km 떨어진 청평사 계곡하류에서 정원 조성용 암석 및 석축을 발견했으며 그곳에서 다시 2km 떨어진 상류 계곡에서는 이 점원을 만든 이자현 (106l∼1125년)
이 새긴「청간식암」이란 각자를 발견, 기록상에 나타나있는 영지중심의 대규모 고려 정원임을 확인했다.
정원권은 청평사 구성폭포에서 식암에 이르는 2km의 계곡에 9천 여평 크기로 설치 돼 있다.
정원의 구조 양식은 계곡에 따라 주변 자연 환경을 최대한 살렸고 수로를 만들어 계곡의 물을 끌어 육지에 연결시켰다.
계곡의 급류를 암벽으로 막아 천천히 끌어들여 ?수로를 통해 물레방아를 둘리고 영지 연못을 이루도록 한 것이다. 영지연못은 청평사 뒤 오봉산의 빼어난 자태가 그대로 비치도록 위치하고 있는데 계곡을 향 해 5개소의 하수구를 만들어 놓았다.
거대한 자연석을 환경에 맞도록 곳곳에 쌓아 ?석 성산을 이룬 모습은 고산수식 정원의 진면목을 보여주고 있다.
『문수원기』에 의하면 정원일대에는 10여채의 건물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는데, 조사단은 그중 5개소의 정당암자를 발견했고 그의 에 여름에 냉장고 역할을 했던 것으로 보이는 인공석실 1개소, 외지로부터 이식 재배를 한 것으로 보이는 황매구 낙지 1개소를 찾아냈다.
정원은 전체적으로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며 비 올 닦는 정신수양의 도장으로서 운치 있게 꾸며져 있는 것이다.
『진악 공중 수청평산 문수원기』에 따르면 청평사는 고려 광종6년 (973년) 당나라 영현 선사가 비원을 참선했고 선종6년(1089)세도가 이자현이 문수원이라 개칭한 후 그곳에 은거하면서 경원을 가꾼 것으로 돼있다.
발굴조사단에 참가한 윤국병씨 (전 고려대 교수)는『청평사의 고려정원은 일본의 서방사 정원보다 적어도 2세기나 앞서는 세계적으로 빼어난 고산수식 점원』이라고 강조했으며 1, 2차 조사로 지표발굴과 측량을 끝낸 민경현 회장은『앞으로 세밀한 실측조사를 통해 종합보고서를 각성하고 복원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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