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품질향상의 원동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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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생산성향상, 품질관리 운동이 폭넓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대한상의가 조사한 「생산성·품질향상저해요인분석」은 관련기업 및 근로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도나 인적 측면과 기술적·물적 측면으로 나누어 분석한 「생산성·품질향상저해요인」은 경제효율을 높이는 것이 어느 특정인이나 특정기술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첫째 제도·인적측면에서 가장 두드러진 저해요인은 근로자의 자세에 있다는 것이다.
기술을 습득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부족하고 직장귀속의식의 결여로 이직현상이 심하여 품질관리에 소홀하게 된다고 조사결과가 밝히고 있다.
우리 근로자가 부지런하고 성실하며 직장에의 귀속의식이 남달리 강하다고 여겨온 것이 피상적인 평가였던가 하고 의심을 갖게 한다.
최근 일부업종의 수출경기 호조로 기능공 스카우트가 치열하다든가, 그 때문에 종업원의 이직율이 4O%에 이른다고 우려하는 ,소리가 있었으나 그것이 설로만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감을 주고있다.
오늘날 세계시장에서 호평을 받고있는 일본상품의 경쟁력이 종신고용제와 근로자의식이 연결된데서 연유하고 있다는 것과는 극히 대조되는 현상이다.
일본의 이직율이 5%미만이고 미국은 50%에 이르러 미일간의 생산성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고 『제로·섬사회』의 저자「레스터칼·더로」MIT교수는 지적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의 이직율이 높아 생산성 향상을 저해하고 있다면 국제경쟁력은 물론이고 국내경제의 안정기반 구축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인플레이션을 웃도는 생산성향상으로 동노자 스스로의 실질분금을 확보할 가능성도 희박하게된다.
기업간의 과열 스카우트방지와 함께 동노자 의식이 확고하게 자리잡도록 당사자들이 노력해야한다.
다음으로는 소비자가 맹목적으로 고가품을 찾고 상품의 선별력이 부족한 것도 일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고가품이면 좋은 것이라는 선입관에 잦는다든가, 가계를 돌아보지 않고 충동구매 하는 경향이 있음은 소비합리화, 또는 물가안정에 역행하는 소비자행동으로 비난받아왔다.
그러나 그러한 무모한 소비행위가 상품의 품질고급화를 방해하여 소비자자신에게 조악한 상품으로 되어 되돌아온다는 것을 깨달아야한다.
소비자도 생산성과 품질향상을 기하는데 국외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기업인의 의식결여도 생산성을 제자리걸음하도록 한다.
인플레이션의 이익을 탐하거나 간단히 폭리를 보고자하는 경영방식으로 시장경쟁에서 살아남으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부당이득을 얻는 방법만을 궁리하고 있다면 그들은 이미 기업인의 자격을 잃고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성과는 없어도 꾸준히 기술을 축적하여 생산성을 올리고 품질관리를 해나가야만 소비자의 신임을 얻어 시장을 넓혀나갈 수 있다.
이러한 인적요인에다 물적 요인으로는 과감한 선단기술도입에 주력하면서 도입기술을 흡수, 소화하는 기술수용능력을 길러야 한다.
기술의 도입과 개발이 선행하지 않은 생산성향상이란 존재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생산성향상·품질관리는 국민경제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므로 보다 널리, 그리고 깊게 퍼져나가도 좋다.
다만 그 과정이 하향식이 아니라 국민경제의 구성인자 가운데서 상향식으로 일어나야 더욱 힘을 발휘한다. 기업인·근로자·소비자가 다함께 생산성·품질향상에 관심을 가져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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