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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을 하려면 그 일에 미쳐야죠…"|도산 직전의 뱀장어 가죽 「핸드백」회사를 인수|사환일 까지 말아 동분서주… 1년만에 흑자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경제권이 바로 역사와 인간관계를 지배해 온 것 아닙니까. 여성지위 향상도 바로 여성이 경제권을 얻는 데서부터 시작된다고 저는 믿고 있어요』
수출 제조업체 「C· S상사」대표 최원자씨 (38) 는 회사를 경영하기 이전부터 줄곧 경제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우선 강조한다.
10원도 아끼고. 1백원이 있으면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l백50원으로 만들어 두는 그 타고난 습성이 30대 후반에 들어 수출 업에 서슴없이 손대게 한 큰 힘이 되었을 것이라고 했다.
뱀장어(바다 뱀장어) 가죽으로 지갑이나 핸드백을 만들고 이를 해외로 수출하는 업체인 C·S상사는 77년 최씨의 남동생이 시작한 회사. C·S라는 상호도 동생이름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것으로 78년 최씨가 회사를 인수한 후에도 계속 사용하고있다.
77년 최씨집 (서울강서구목동 중앙의과건물) 지하실 60평에 공장을 차리고 수출업을 시작한 최씨의 남동생은 1년이 못 가 회사 문을 닫으려 했다.
최씨는 평소 디자인에도 관심이 있었고 그때까지 남편(의과의 천형섭씨)이 경영하는 병원건물 신축도 끝나 직접 동생의 회사를 인수해서 경영해 보려고 마음먹었다. 문닫기 직전의 회사여서 회사 인수는 쉽게 할 수 있었다. 최씨로서도 자녀들이 모두 자라 시간의 여유가 많았다.
『뱀장어 가죽 업은 지금까지도 여러 가지 문제점과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 어려움 때문에 제가 회사를 인수할 때는 거의 빚 투성이 였어요. 수출액도 77년엔 몇백 만원에 불과했고요』
문닫기 직전의 회사를 인수한 최씨는 그날부터 사장에서 사환에 이르는 일까지 자신이 모두 맡아 뛰기 시작했다.
금산이 고향인 최씨는 금산 남성여고를 졸업하고 63년도 미스경남에 뽑혔으며 그곳 제일은행지점에 근무한 일이 있다.
뱀장어 가죽은 금산과 충무에서 주로 만들어진다. 그러나 생산량이 모자라 원피를 구하기가 무척 어렵다. 때문에 뱀장어 가죽제품은 외국 바이어의 오더를 모두 커버하기 어려운 실점.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는 가죽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 최씨는 원피 생산공장과 직접 교섭을 벌였다.
생산·판매에도 신경을 써 79년에는 공장규모도 놀렸으며 다른 군소공장에 가죽을 대주고 하청용 만기 기까지 했다.
79년의 수출실적은 년 3천 만원l. 1년만에 10배에 가까운 실적을 올린 셈이었다.
『누구든 일을 하려면 그 일에 미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가죽의 실크로 불리는 뱀장어 가죽의 비단 같은 부드러움에 우산 반할 수 있었고, 반할 수 있었기 때문에 보다 좋은 물건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문닫기 직전의 회사를 1년만에 살려낼 수 있었던 것은 미친 듯이 일했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일한 덕분으로 회사는 살려냈지만 최씨에게도 시련은 있었다. 많은 양의 주문을 받아 한창 바빴던 79년 어느 날, 공장에서 일하던 공원 20명 전월이 하루아침에 일손을 놓고 나가 버린 것이다. 수공을 필요로 하는 소규모공장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현상이지만 처음 당하는 최씨로서는 이만 저만한 쇼크가 아니었다.
공장규모를 줄이고 대부분 하청을 맡기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그리고 공장이나 회사를 경영하려면 우선 자본을 튼튼하게 만들고 어느 수준까지의 대규모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교훈도 이때 얻었다.
시련을 겪으면서도 80년에는 수출 실적 4천 만원을 올렸다. 규모로 보아 아직 소규모의 회사이긴 하지만 이번 가을에 미국을 방문, 직접 거래의 문을 열 계획을 세우고있다.
계획대로 된다면 내년엔 1억원의 수출은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최씨는 장담한다.
장기로는 뱀장어 가죽 원피를 직접 만들기 위해 뱀장어 양식장 만드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 꿈이 실현된다면 완제품 공장까지 일관적인 경영이 가능할 것이라는 계산.
뱀장어 가죽제품은 국내 인에겐 인기가 없다. 그러나 헐미에서는 고급제품으로 값비싸게 거래되고 있어서 시장을 개척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넓힐 수 있다고 최씨는 낙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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