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운동장서 어른들 도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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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며칠전 방학중인 근처 국민학교 운동장에서 본 일이다. 어른들이 운동장 한구석에서 술을 마시며 노름판을 벌이고 있었다. 내기를 하는지 앞자리에는 제법 돈이 쌓여있었고 주변에는 소주병이 뒹굴고 있었다. 그러나 더 웃지 못할 일은 정작 다음날에 일어났다. 고등학생 몇몇이 전날 어른들이 하던 화투를 판돈까지 내놓고 하고있는 것이 아닌가? 물론 주위에는 어린이들이 이 광경을 호기심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방학중에 학교운동장을 개방하는 것은 어린이들에게 뛰어 놀 장소를 제공, 신체를 단련하고 밝은 동심의 세계를 가꿔주자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불청객인 어른들이 운동장을 차지하고 그것도 어린이들 앞에서 추태를 드러내 보인다는 것은 한심스럽기 짝이 없다. 어른들의 자각이 앞서야하겠지만 학교당국도 당직교사를 시켜 학교 안에서 이런 품위 없는 것을 못하도록 단속해줬으면 바란다. 신동진 <서울강남구 잠원동 대림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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