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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스포츠계 「스타 탄생」 국내외 대회를 빛낸 얼굴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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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올해 스포츠계는 예년에 비해 유난히도 많은 스타들이 탄생, 수많은 팬들의 찬탄과 갈채를 모으고 있다. 이 같은 스타플레이어들의 눈부신 활약으로 한국 스포츠는 세계 곳곳에서 코리아의 선풍을 불러일으키고 있기도 하다. 올 전반기 시즌 동안 그라운드와 코트에서 발군의 활약을 보인 스타들을 각 종목별로 알아본다. <편집자주>

<야구>
굵직굵직한 국제대회에서 꼭 무언가를 보여주는 선수들이 있다. 그래서 야구팬들은 그들을 「국제통」이라 부른다. 국제경기에 강한 선수라는 뜻이다.
고정 팬들은 이들의 경기가 있을 때마다 몰려들어 1타1타에 찬사를 보내며 열광하는 것이다.
고려대 야구팀 주장이기도한 박종훈(경영4)은 지난10일 서울 운동장에서 벌어진 제2회 한미 대학선수권대회 1차전에서 4-4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다음날 계속된 경기에서 연장11회말 기적 같은 굿바이 솔로 홈런을 뿜어내 한국에 첫 승리를 안겨 주었다.
좌완의 박종훈은 11일의 2차전에서도 9회초 통렬한 우월결승 투런 홈런을 폭발시켜 그의 위력을 유감없이 과시한 것이다. 한국은 3번 박종훈의 통쾌한 홈런 두방으로 먼저 2승을 올려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박은 이 대회에서 25타수 7안타로 타율 2할8푼이었지만 극적 승리를 두 번이나 안겨 준 수훈으로 최우수상이 주어졌다. 올해는 국가대표팀에서 제외 됐지만 박은 지난해 제26회 세계선수권대회(동경)에서 부동의 1루수로서 타율 3할7푼을 마크하기도 했다.
1년간의 무적 선수생활을 청산하고 지난5월8일 다시 한양대에 복귀한 김일권(체육2)은 야구장의 풍운아. 지난해 일본 동경에서의 제26회 세계야구선수권대회에서 18개의 도루를 기록, 대회 도루 신기록을 수립하면서 도루왕을 차지한 김은 빠른 발로 언제나 득점의 돌파구를 여는 재치꾼이다.
지난해 6월 군에서 제대한 후 한양대에 복귀치 않아 그라운드에 서지못한채 방황의 1년을 보낸 김은 제2회 한미 대학 선수권 대회에서 역시 노족을 과시, 5개의 도루로 대회 최다 도루 기록을 세워 그를 아끼는 수많은 야구팬들을 열광시켰다. 대학과 국가 대표 선수로 선발됐던 김이 누상에 나가면 그의 재치 있는 플레이에 관중들은 아에 넋을 잃곤 한다.
투수겸 타자로서 올해 고교 최대의 스타로 꼽히는 김건우(선린상3)는 국제 대회에서도 스타로서 최대의 활약을 보였다.
19일 미국 오하이오주 뉴어크시에서 폐막된 제1회 세계청소년대회 미국과의 결승 2차전에서 삼진 10개를 빼앗아 고려대 선동렬과 함께 한국 우승에 결정적 수훈을 세웠다. 김은 특히 이 대회의 네덜란드 전에서는 한국의 국제대회사상 처음으로 노히트 노런(무안타 무득점)의 대기록을 새우기도 했다. lm76㎝ 73㎏의 김은 뛰어난 강속구와 변화구로 투수로서는 물론 타자로서도 나무랄 데가 없는 선수. 올 들어 국내 대회에서 4개의 홈런을 날리는 등 통산 타율 3할4푼3리를 마크하고 투타에 뛰어나 각 대학 스카우트들로부터 따가운 눈초리를 받고 있음은 물론이다.

<축구>
올해 국내축구계의 최대 스타는 국가대표 화랑의 라이트윙 변병주(연세대2년).
변은 지난 6월의 제11회 대통령컵 국제축구대회에서 혜성과 같이 등장, 세인의 칭송을 한 몸에 모았다.
이미 국가대표선수가 된 사실만으로 변은 국내의 8천여 축구선수중 최정예의 한사람이라 할 수 있겠지만 작년12월말 당시 19세의 나이로 일약 화랑에 발탁되자 논란이 많았다.
올해 4월의 월드컵 예선(쿠웨이트)때 까지도 변은 벤치 키퍼 신세를 면치 못했다.
1백m를 11초8에 달리는「가장 빠른 발」하나로 변은 장래의 가능성에만 매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월드컵 예선서 화랑이 탈락되자 팀 개편 설이 파다했고 축구계의 중론은 변을 제의시켜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변은 예기치 않게도 일찍 때를 만났다.
대통령컵 국제 대회에서 화랑이 승승장구, 끝내 아르헨티나의 1급 프로코르도바팀과 공동우승을 차지하는데 결정적으로 공헌했고 개인 득점 랭킹2위를 마크했다.
이로써 화랑의 새로운 요격 비행대는 정해원 최순원 변병주로 짜여져 명링커 조광내의 엄호 아래 최강의 전력을 구축한 셈이다.
변과 20세 동갑으로 대구 청구고 동기생인 박경훈(한양대2년)도 올해 한국 축구의 최대 수확의 하나다. 박은 라이트풀백인 수비 선수다. 그러나 주력이 변과 흡사한 준족인데다 체구(키1백72㎝가 호리호리한 것이 보통의 완강한 몸집의 수비선수들과는 퍽 대조적이다.
재빠른데다 살신의 경력적인 태클과 정곡을 찌르는 오버랩에 의한 공격 가담이 일품이다. 이래서 박은 은퇴한 최종덕의 뒤를 단숨에 문제없이 해결했다.
한편 고교축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탁월한 개인기의 신인이 등장, 선풍을 일으켰다. 마산 창신공고(3년)의 박양하(19)다.
박은 3월의 춘계연맹전과 7월의 대통령금배대회에서 추종 불허의 골게터로 종횡무진 활약, 그라운드의 총아가 되었다. 볼 다루기의 절묘한 기술, 경탄의 센스, 그리고 폭발적인 순발력이 「펠레」를 연상시킬 정도다.

<농구>
농구계에선 박종천(21·연세대4년·1m94㎝)과 조문주(16·성덕여상1년·1m81㎝) 두 남녀 장신센터가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쳐『태풍의 눈』으로 등장했다.
박은 올 들어 연세대가 18연승을 기록하며 춘계연맹전·종별선수권대회·대학토너먼트 등 3관왕을 차지하며 대학농구를 석권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박은 센터로 평균 득점 20점과 팀리바운드의 40%를 건져내는 등 연대의 기둥 역할을 해냈다. 그는 서울체육고 시절부터 대형 센터로 주목을 받아 납치(?) 소동을 일으키며 연세대에 입학했다. 그러나 그는 입학하자마자 병마에 사로잡히는 불운한 선수가 됐다. 1학년 때엔 연습중 왼발 아킬레스 심줄을 다쳐 근2년간 코트를 떠나야 했다. 3학년에 올라 완쾌되어 코트에 나서려고 강도 높은 훈련을 벌이다 이번엔 오른쪽 무릎을 크게 다쳤다.
이같이 오랜 투명에서 이겨낸 박은 올 들어 대학 농구의 『공포의 센터』로 각 팀의 공략 목표가 된 것이다. 연대는 특히 박이 꼴 밑을 든든히 지켜 지난해까지 무적함대로 위력을 발휘한 라이벌 고려대를 3번 내리 완파하는 기쁨을 누렸다. 김동원 코치는 『탄력이 좋고 리바운드에다 슛도 정확해 대성이 기대되는데 센터로서 배구가 부족해 실업에선 포드로 위치를 바꾸는 게 좋겠다』고 말한다.
한편 조문주는 창단 1년4개월 된 성덕 여상이 제13회 대통령기 쟁탈 고교 농구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데 견인차 역할을 해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특히 조는 도봉여중 시절 넓이뛰기와 높이뛰기 등 육상선수로 활약, 천부적인 탄력(서전트 점프60㎝으로 리바운드를 잡아내는 것이 일품이다.
김성덕 코치는 『날렵한 몸매 등 신체적조건으로 볼 때 제2의 조영란을 연상시킨다. 농구를 늦게 시작해 슈팅이 약하고 볼 핸들링이 나쁜 것이 흠이지만 앞으로 1∼2연안에 시정될 것』이라면서 극찬하고 있다.

<배구>
여자배구는 국가대표와 주니어대표로 각각 선발 돼 태극마크를 2개나 달게 된 현대의 이은경선수(20·lm76㎝)를 손꼽을 수 있다.
이는 오는10월 멕시코에서 열리는 제2회 세계여자주니어선수권대회와 11월 동경월드컵대회의 국가대표 주전선수로 발탁된 장본인.
주니어-시니어의 줄다리기에 곤욕을 치르는 이는 현재 국가대표팀에서 연습을 하고 있으나 오는10월 주니어 대회에 출전한 후 11월 월드컵에도 출전해야 하는 등 더없이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올해 여고졸업선수 중 최대의 거포로 손꼽히고 있는 국가주니어대표인 제숙자도 최근 스카웃에 물의를 빚어 더욱 이름을 날렸다. 당초 제를 비롯, 송원여고팀이 호유에 공증까지 마쳐 호유행이 결정적인 듯 했으나 돌연 송원측이 호유행을 거부, 한동안 현대·도공·효성 등 국내 여자실업팀들이 제를 스카웃 하기 위해 현안이 되는 등 물의를 빚기도 했다.
더우기 최근 제를 둘러싸고 호유의 우태환 감독이 사퇴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올해 여고 최고의 육성 기금인 5천만원을 받고 결국 본래대로 호유로 낙착되고 말았다.
지난해 여고졸업선수 중 스카웃에 말려 큰 물의를 빚었던 윤옥남(19·1m77㎝·현대)도 실업 선수로 첫 모습을 드러낸 2차 실업연맹전(부산)에서 선배를 제치고 현대의 부동의 왼쪽 공격수로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 스타로서의 모습을 드러냈다.
한편 남자 선수로서는 장윤창이 최대의 스타로 위치를 굳혔다.
국가 대표의 간판 스타였던 강만수 선수가 중동으로 떠난 이래, 최대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장은 지난 3월 홍콩에서 열린 슈퍼스타 배구 대회에서 아시아 최고의 공격수로 발돔음했고, 앞으로 강만수의 뒤를 어어 남자 국가 대표팀의 주포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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