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팔」, 휴전에 동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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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가 24일 각각 미국과 유엔의 중재노력에 따라 레바논일원에서 모든 전투행위를 중지하는 휴전에 동의함으로써 지난 14일간 4백여명의 인명을 앗은 레바논사태는 일단 위기를 넘겼다.
중동평화왕복외교를 수행중인 「필립·하비브」 미중동 특사는 이날 예루살렘에서 「베긴」이스라엘수장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이스라엘정부가 이날 하오1시30분(한국시간 하오8시30분)을 기해 레바논과 이스라엘 영내에서 모든 적대군사행동을 중지하는 휴전에 동의했다는 간단한 성명을 발표했으며 「베긴」수장도 이스라엘정부가 「하비브」특사의 이같은 발표를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이와때를 거의 같이하여 팔레스타인의 와파통신도 PLO지도자들이 이날 베이루트에서 그들의 레바논좌익지지자들과 합동회의를 갖고 「발트하임」 유엔사무총장의 특사로서 중재노력을펴온 레바논주둔 유엔평화유지군사령관 「윌리엄·캘러건」소장의 휴전제의에 동의하여 이날하오5시(한국시간25일영시)를 기해 모든 군사행동을 중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쌍방의 휴전발표가 있은 직후 「라파엘·에이탄」 이스라엘군참모총장은 이스라엘군에 대해 레바논에 대한 모든 군사행동을 중지하라고 명령했으며 이스라엘정부소식통들은 이스라엘측의 휴전동의가 육·해·공3면에 걸친 모든 군사행동에 적용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 정부는 만일 팔레스타인측이 휴전을 이용하여 새로운 대이스라엘 공격을 준비한다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게릴라에 대한 공격을 재개할 권리를 보유하고 있음을 경고해둔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지도자들은 23일과 이날 특별각의를 소집, 장시간에걸쳐 「하비브」특사의 휴전제의를 논의한 끝에 휴전을 받아들이기로 결의했는데 외교소식통들은 이 휴전이 지켜지든 파기되든간에 휴전이 실효를 거두기위해선 PLO측의 후속동의가 필요했기 때문에 이스라엘측의 휴전동의는 PLO지도자 「야세르·아라파트」의 정치적승리라고 지적했다. 한편 아랍외교소식통들은 PLO측도 이스라엘측과 접촉하지 않는다는 방침에 따라 「하비브」특사의 중재를 기피하고 유엔의 중재노력에따라 휴전에 동의했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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