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리투아니아의 벽은 높았다

중앙일보

입력

 세계 4위인 동유럽 강호 리투아니아의 벽은 높았다. 남자 농구 대표팀(세계 31위)이 2014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4연패를 당했다.

유재학(51) 감독이 이끄는 남자 농구 대표팀은 4일 오전(한국시간) 스페인 라스팔마스의 그란 카나리아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D조 조별리그 4차전에서 리투아니아에 49-79로 대패했다. 앙골라·호주·슬로베니아에 연달아 패했던 한국은 이 대회에서 4경기 연속 패배를 당하며 조 최하위에 머물렀다.

경기 초반은 나쁘지 않았다. 1쿼터에는 센터 김종규(23·LG)가 연달아 미들슛 2개를 성공시키며 공격을 주도했고, 최고참 문태종(39·LG)이 3점슛을 연이어 2개 터트리며 외곽 공격을 이끌었다. 수비에서도 리투아니아의 높이에 밀리지 않으며 대등한 플레이를 보였다. 한국은 1쿼터에 19-17로 오히려 앞섰다.

그러나 2쿼터 중반 이후 분위기가 급격히 리투아니아로 기울었다. 리투아니아의 높이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3쿼터에는 공격의 실마리를 전혀 풀지 못했다. 3쿼터에 한국은 4점만 넣는데 그쳤다. 사실상 3쿼터에 승부가 갈렸고, 40점대 점수에 그치면서 완패를 당했다.

경기 후 유재학 감독의 표정도 굳을 수밖에 없었다. 특히 유 감독은 3쿼터 이후 해이해진 선수들의 모습을 안타까워했다. 유 감독은 "신장, 파워, 기술 등 모든 면에서 리투아니아에 밀린다. 그러나 그 한계를 넘어서야 한다.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자세, 정신력, 도전하는 태도 등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그 한계를 몸으로 느끼니까 자포자기했다"며 느슨한 정신력을 꼬집었다. 유 감독은 "안 된다고 해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 안타깝다. 한계를 넘어서려 애쓰고 도전하려는 자세가 있어야 하는데 후반에 그게 실종됐다"고 했다.

한국은 4일 오후 같은 장소에서 멕시코와 대회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선수들도 그렇고 나도 이번 대회를 통해 느끼는 게 있다"던 유 감독은 "잘 준비해서 최선을 다 하겠다"면서 최종전을 앞둔 각오를 밝혔다.

라스팔마스=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