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창설이후 여성관계 결의안 10여 개뿐|70대 들어 본격관심…「멕시코선언」채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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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여성문제와 유엔』이란 제목의 강연회가 18일 3·1여성동지회(회장 전창신)주최로 여성복지회관에서 열려 관심을 모았다. 강사는 유엔 개발처 주 스리랑카 단장으로 재직중일시 귀국 한 김뢰열씨.
김씨는 45년 유엔이 창설된이래 인간의 사회 및 정치 등의 환경과 조건 등에 관해 총2백사개의 결의문을 채택했지만, 그중 여성과 관계된 것은 10개 정도에 지나지 않아 여성문제는 유엔에서조차 소외된 주제였다고 얘기했다.
최근 유엔통계에 의하면 여성은 전세계인구의 절반이지만 여성들의 수입은 전체인류 수입의 10%정도. 더욱이 여성들의 이름으로 등록된 재산은 인류가 보유한 총재산의 1%정도라고 김씨는 말했다.
반면 전세계 노동인구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3분의1정도. 그러나 근무시간은 총 인류의 작업시간의 66%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여성들이 숙련된 기술없이 힘든 일, 시간소모가 많은 노동집약적인 중노동에 종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때문이라고 김씨는 풀이한다.
유엔이 본격적으로 여성문제에 관심을 갖게된 것은 70년대초. 유엔이 수행하고 있는 중요한 사업의 하나인 개발 도상국가의 경제적·사회적 발전을 위한 각종 사업을 펼치다보니 심한 중노동에 시달리면서 보수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질병등에 시달리는 등 여성문제의 심각함에 부닥치게 된 때문이라고 김씨는 지적한다.
그 결과로 생겨난 회의가 75년 멕시코에서 열린 인류사상최초의 세계여성대회. 전세계1백만명 여성들이 모여 2주일간 모임을 갖고 토의한 결과가 유명한 멕시코선언문이었다.
14개조항의 결의문 내용은 이미 알려진 대로 ▲여성의 고용 및 교육기회 확대 ▲여성지위 향상과 남녀평등을 위한 법제정 ▲여성을 위한 보건·위생·교육·영양교육확대 ▲정부안에 여성문제 전담기구 설립 등.
76년부터 85년까지를 여성발전 10년으로 정하고 각국별로 실정에 맞는 사업들을 펴나가도록 권장했다. 80년 코펜하겐대회는 이를 중간 점검하는 모임이었는데 결과는 결코 만족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종교·법률·사회적인 편견 등이 여성들이 차별대우를 받는 원인이 된다는 김씨는 근본적으로 여성들에게 법적으로 동등한 권리를 부여토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얘기한다. 이를 위해 유엔은 유엔헌장에 여성에 대한 특별조문을 삽입하는 등의 방안을 강구중이나 아직 많은 나라의 반대로 실시치 못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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