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팽창에 공동대처 합의|무기교섭하러 중공대표 8월 방미|미정부, 중공에 「대만입장」설명|최신예 전투기 팔아도 묵인할 듯|미-중공-대난 3각 관계, 상황따라 모습 달리할 수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알렉산더·헤이그」미국무장관의 중공행차를 계기로 소련의 팽창주의를 견제하는데 중공의 협력을 얻어내려는「레이건」미 행정부의 전략과 「레이건」대통령이 대만문제에 지나치게 동정적인 방향으로 나가는 것을 방지하려는 중공측의 계산이 상당부분 노출되기는 했으나 두 나라관계는「우방관계」에 접어들었다.
미국이 앞으로 중공에 대한 무기판매제한을 완화하고 군사적 용도로 전용이 가능한 고도의 기술에 대한 판매제한도 완화하기로 결정한 것은 미·중공간의 관계가 새로운 장으로 접어드는 것을 암시한다. 「헤이그」가 『미국 정부는 중공이 동맹국은 아니지만 이해가 일치하는 우호국가로 대접할 생각』이라고 표현한 것처럼 두 나라관계는 본격적인 협력시대를 맞게된 것이다. 프랑스의 AFP통신은 이 표현을 『거의 동맹국관계』로 까지 해석하고 있다.
두 나라는 무기판매에 관한 보다 구체적인 토의를 위해 오는 8윌에 중공군사대표들이 워싱턴을 방문하고, 「레이건」행정부는 의회 및 우방들과 협의를 한다는 계획까지 밝힌 것을보면 「헤이그」자신의 표현대로 이번 회담은「이례적으로 생산적」인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헤이그」일행은 북경에 체류하는 동안 중공의 군사지도자들과 집중적인 연쇄회담을 가져 주목을 끌었다. 이는 과거의 미·중공회담에선 거의 없었던 이례적인 일이다.
미국의 주요신문들은 이 같은 이번 회담의 분위기로 보아「레이건」행정부는 소련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중공과의 「군사적 협력」이 어느 정도인가를 타진하려 했고, 중공측은 낙후한 군사기술과 무기체제를 현대화시키기 위한 미국측의 지원폭을 탐색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중공지도자들은 또 한반도 문제를 포함해서 캄보디아·아프가니스탄·폴란드·중간 사태 등 국제정세 전반을 논의했다.
그러나 미·중공 관계개선에 가장 큰 요소로 작용하는 대만문제에 관해선 여전히 많은 견해차가 있어왔기 때문에 이번 회담에선 「대만관계법」에 따른 미국과 대만관계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됐다.
79년12월 미·중공이 극적으로 국교정상화를 발표했을 때 미국은 중공을 유일한 합법정부로 인정하는 댓가로 중공으로부터는 『대만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그 이후 중공은 대만에 대해「미소외교」를 시도하면서도 미국의 대대만 군사무기판매 문제에만은 계속 강한 거부반응을 보여 왔다.
특히 중공지도자 「레이건」이 선거유세 때 「미·대만간 공식관계의 부활」을 공언했던 점울 중요시하고 「레이건」행정부가 대만에 대해 동정적인 정책을 펴지않을까하는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볼 때는 대만에 대한 일부 미제무기판매보다 중공을 더 위협하는 것은 소련의 팽창주의라는 점을 중공지도자들 자신도 인정하고 있는 듯하다.
이런 배경 때문에 미국정부의 고위관리들은 이번「헤이그」의 중공방문에서는 소련의 팽창주의를 견제하기 위한 미·중공간의 「전략적 중요성」이 강조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지금까지 군수품통제법용 내세워 중공에 대한 무기판매를 제한해 오던 미국기존방침이 「미· 중공간의 전략적 중요성」이라는 정치적 타결 앞에 완화된 것과 때를 같이해서 중공은 대만에 대한 「레이건」행정부의 동정적 입장을 어느 정도 양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이그」가 두 나라가 『서로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했다』고 말한 것은 이를 뒷받침한다.
US뉴스 앤드월드리프트지는 『미국이 올해 안으로 공개적으로 발표만 하지 않는다면 중공측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최신 전투기판매를 묵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미제무기가 대만에 일부 판매된다고 해서 중공이 당장 미국에 등을 돌리고 소련과 더 가까워 질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다만 이 문제 때문에 미·중공간의 반소연합전선이 느슨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미국측의 판단이기 때문에 미·중공·대만간의 3각 관계는 앞으로도 계속 그때 그때의 상황에 따라 모습을 달리할 가능성이 많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