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관광객 편의 위해 간판에 영문표기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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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최초의 한국여행이었다.
오랫동안 나의 한국여행을 주저시킨 것은 일본 식민정책이 한국에 대해 범한 잘못에 대한 죄의식이었다.
그것을 억누르고 결행한 여행이었으므로 무언가 불쾌한 일을 경험하지나 않을까, 또는 한국사람들이나 일본인을 심히 꺼려하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도 없지 않았으나 안양시민들로부터 진심으로 환대를 받고 호텔을 떠나올 때 그 호의에 응석이라도 부리고 싶을 정도로 감격했다.
한국방문 기간 중 나는 유럽사회의 침체된 분위기에 비해 무언가 끓어오르는 열기를 느꼈다. 이것은 과거 이스라엘을 방문했을 때의 건국의 분위기를 상기시키는 것이었다. 청년들의 패기는 한국의 장래를 암시하는 것 같았다.
한가지 청이 있다. 그것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관광객의 편의를 위해 상점간판이나 여행안내 표지에 영문표기가 아쉽다는 점이다. 영문안내를 했다해서 결코 한국의 자주성이나 특수성이 손상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어떨지. 한국의 여러분, 안양시민 여러분, 그리고 한국에서의 나의 여행을 도와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풍원민낭(59· 일립 침례교회목사·일본 일립시 중성택정3∼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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