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는 역시 수출이 주도" - 무협 새회장 유창순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하얀 머리카락을 깔끔하게 빗어올린 63세의 얼굴에는 그늘이 없다. 무척 맑고 깨끗하다.
한국은행총재·상공부장관·경제기획원장관·롯데제과회장을 거쳐 4일 17대 무역협회회장으로 선출된 유창순씨.
『국내경제전반과 연결짓지 않고 수출만을 강조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수출드라이브정책은 지속돼야합니다. 그 열이 식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무협회장전엔 전경련부의장으로 오랫동안 전경련의 대정부정책건의를 주도했다.
『무협은 회원을위한 단체라는 기본자세에 충실하겠습니다. 무협직원들이 무역업계를 뒷바라지한다는 기본 자세를 망각하고 군림하는듯한 태도를 행여갖는다면 이는 오직 환상일뿐』이라고 거듭 힘주어 말한다.
다소 꼼꼼하다는 평을 듣는것은 한은생활 25년의 덕분인 것 같다며 『직업이 성격을 만든다』는 속담을 상기시킨다.
63년3월 국가재건최고회의 시절 군정5년연장을 결의하는 각의에 반대, 사표를 내던지고 야인으로 돌아갔던 유씨는『민심소재를 모르면 경제도 안된다』는 생각이 18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없다고 말했다.
유회장은 관계를 떠난후 67년까지 5년동안 시골에서 산지를 개발, 농사를 짓기도 했다.
유씨가 매년 롯데제과 창립과 더불어 롯데회장으로 욺겨 지금까지 몸담은 것은 50년대초 한은동경지점장으로 있으면서 신격호씨와 친교를 맺은 인연 때문.
유회장은 우리경제가 당면한 큰 과제는 「투자가 활발하지 못한 것」이라며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수출목표가 올해 2백5억달러, 86년에는 5백27억달러라면 5년간 3백여억달러의 순증이 있어야한다는 얘깁니다. 그러나 투자를 해도 생산까지는 상당한 회임기간이 필요합니다.
지금 우리 업계에는 시설여유능력이 별로 없습니다. 수출선마산업인 섬유, 특히 화직은 90%이상 가동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투자가 절실합니다]
금테안경을 벗어 손에든 유회장은 『문제는 하겠다는 의지입니다. 주어진 환경을 열심히 능동적으로 뚫고 나간다는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유회장은 또 작년1월의 금리·환율대폭인상은「급동냉동」이었으며 회복에는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이라고 짚었다.
유회장은 75년 과로로인한 졸도와 유언장을 써놓고 왼쪽 폐를 잘라내는 큰 수술을 받은후 더욱 신앙심(기독교)이 깊어졌다고 했다.
이때부터 술담배도 끊었다.
이제껏 『적을 만들만한 불편한 인간관계를 가져본 적이 없다』고 온화한 성품을 자신있게 말한다.
화초를 가꾸고 농장의 흙을 밟는게 취미. 특히 치자꽃에는 일가견을 가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