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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가뭄 언제쯤 풀릴까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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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날씨가 관상대 예보관들을 짜증나게 만들고 있다.
기압배치의 패턴이 없어져 예전과 같은 통계와 천기도에 의한 예보가 자주 빗나가고 분석하기도 무척 까다로와졌다.
올해도 어김없이 날씨 이변이 일어나 5월에는 이상저온현상이 있었고 남쪽가뭄이 극성을 부렸다고 전문가들이 볼 때는 흔히 있는 기상현상일수도 있지만, 당하는 입장에서는 기상이변이 아닐 수 없다.
우선 관상대가 밝힌 5월 가뭄과 6월의 기상 개황을 중심으로 올 여름의 물 사정을 예측해본다.
지난 5월의 남부지방 가뭄은 중국 양자강과 화남지방의 저기압이 예년처럼 발달하지 못해 비를 머금은 구름의 통과회수가 적었고, 일부 기압골마저 한반도 북부지역을 통과해 중부이북에만 비가 왔기 때문에 일어났다.
더우기 5월은 평년에도 건조시기여서 물 기근은 더욱 컸다.
관상대의 예보는 6월 초순에 전국적으로 해갈에는 미흡한 비가 한 두 차례 오겠으며 중순에는 동·서 고압대의 영향으로 높은 온도와 맑은 날씨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월말에 가서야 남부지방에 장마전선이 걸치게 되면서 흡족한 비가 오리라는 것. 관상대는 예년보다 조금 빨리 장마전선이 형성돼 지역에 따라서는 호우의 가능성도 있다고 예견했다.
또 올 여름은 예년에 비해 더우리라는 것이 관상대의 통계분석결과다.
지난 60여년의 기상통계로 보아 3, 4월의 기온이 예년보다 1도 이상 높으면 그해 여름이 더울 확률이 상당히 높다.
3, 4월의 기온과 예년 같은 기간의 기온편차가 1도 이상일 때 여름이 더워지는 상관율은 88%에 달한다. 금년 3, 4월의 서울지방의 기온은 전보다 섭씨 1·8도, 대구는 2도나 높았으므로 더운 여름의 가능성이 크다.
금년 기상학회지에 실린 논문도 의의가 있다. 부산대 문승의 교수팀이 l919∼78년까지 분석한 『태양 흑점수와 남부지방의 기온·기압 및 강수량과의 관계』가 그것이다.
이 조사에 따르면 태양 흑점수가 가장 많았던 해의 4개 도시(부산·광주·대구·목포) 강우량은 급격히 떨어져 가뭄현상을 보이며, 그 다음해는 강우량이 늘어나고, 다시 2년 동안 강우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최근의 태양흑점의 최다연도가 79년이었으므로 이 패턴대로라면 79년도는 가뭄, 80년도는 충분한 강우, 81년인 금년에는 다시 강우량 감소기에 해당된다.
사실상 79년도를 보면 이들 4개 도시의 6, 7, 8월 강우량은 6월을 제외하고는 예년평균치보다 상당히 밑돌았다. 특히 79년 7월 목포는 평균 강우량 1백82·8mm의 3분의1 가량인 71·3mm밖에 오지 않아 물 기근을 겪었다. 80년에는 6월을 제외하고는 모두 예년보다 많은 강우량을 보였고, 부산은 8월 평균치 1백65mm보다 2·7배인 4백49·4mm 되는 호우가 내렸다.
태양 흑점 활동과 강우량의 통계에 의한다면 금년은 예년과 비슷한 강우량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태양의 흑점 활동주기는 11년인데 흑점수가 가장 많은 해에 가뭄, 다음해 호우, 그 다음해는 감소해 83년째는 다시 가뭄이 나타나는 현상을 보이고있다. 그 이후 강우량이 늘어나 흑점수 최소기 2∼3년을 앞두고 많은 비가 내린다. 이것을 앞으로 올 연도에 적용해 보면, 82년도에 가뭄, 83년도 다우, 84년도 소우, 85년도 평상치 등으로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강우량은 태양 흑점활동 하나만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어서 어디까지나 통계에 불과하다.
이외에 우리 나라의 지난 30년간의 이상기상을 조사, 강우량이 많았던 해와 적었던 해, 기온이 높았던 해와 낮았던 해를 각각 6개씩 선정해 기온과 강수량과의 관계를 지적한 논문도 있다 (77년 한국 기상학회지 13권1호) .
여기에 보면 여름에 이상고온이면 비가 적고 이상저온이면 비가 많이 올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문제는 이상기온이 전국성을 띠는데 반해 이상강우는 국지성을 띠어 예측을 어렵게 만든다.
다만 올 여름이 예상대로 예년에 비해 덥다면 전국적으로 많은 비는 올 것 같지 않다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릴 수 있겠다.
한편 중공의 학자들은 9개의 행성이 서서히 지구반대편에 직렬하게 되는 금년 말부터 지구기상에 큰 변화가 일어날것을 경고하고 있다. 행성들은 금년 12월부터 서서히 모여 82년 4월이면 일렬로 늘어서는 행성 직렬이 일어난다.
중공학자들은 지난 5백년간 중공의 황하 유역에서 일어난 대홍수는 모두 행성 직렬기였다고 주장한다. 이 이론대로라면 82년은 홍수를 비롯한 기상이변기가 될 수 있다.
인간활동으로 인한 환경파괴도 기상변화를 가져오는 요소 중의 하나다.
특히 도시에서는 환경오염에서 오는 기상변화가 심각하다.
대기 속의 배기가스 및 입자의 증가, 건축물에 의한 태양열 복사 이상, 도시풍의 형성 등은 독특한 도시기상을 만들어낸다.
아뭏든 지금처럼 기후변화가 심한 때는 일찌기 없었다는 것만은 틀림없다. <김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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