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두려워한 폭설 … 우린 축제로 즐겼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9면

“자기 모습에 자부심을 가져야 축제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캐나다 ‘퀘벡 윈터 카니발’의 드니 시마르(50·사진) 대표는 줄곧 ‘자부심’과 ‘차별화’를 강조했다. 31일부터 2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제5회 문화소통포럼’ 참석차 첫 방한한 시마르 대표는 “그동안 ‘한국’ 하면 한국전쟁·월드컵·강남스타일 등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직접 와서 보니 한국이 굉장히 정적이면서 조화롭고, 사람들은 공손하다. 2018년 평창올림픽에서도 그런 매력을 잘 살리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케팅·홍보 전문가인 그는 지난해 퀘벡 윈터 카니발의 이사회 회장직을 맡았고, 올해 대표로 취임했다. 1955년 시작된 퀘벡 윈터 카니발은 일본 삿포로 눈축제, 중국 하얼빈 빙설제 등과 함께 ‘세계 3대 겨울축제’로 꼽히는 행사다.

 - 퀘벡 윈터 카니발의 효과는.

 “지난 겨울 17일 동안 열린 축제 기간에 전 세계에서 75만 명의 관광객이 찾아왔다. 퀘벡 1년 전체 관광객의 35%에 해당하는 수치다. 경제적 효과는 3000만 달러(약 304억원)에 달했다. 겨울엔 추위와 눈 때문에 경제활동이 위축되기 쉽다. 하지만 퀘벡은 축제 덕에 관광객이 늘어나고 야외 활동이 많아지면서 지역 경제가 활발하게 돌아간다. 그래서 주민들의 만족도가 높다.”

 - 축제 성공의 비결은 뭔가.

 “내가 가진 것에 자부심을 갖고 다른 지역과 차별화시켜 보여주려는 노력을 한 것이다. 퀘벡의 가장 큰 자랑은 눈(雪)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눈이 많이 내리는 것을 두려워 한다. 하지만 우리는 눈을 즐겁게 받아들이고 축제의 소재로 즐겼다. 스노 래프팅, 눈조각대회, 얼음낚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눈이 많이 오는데도 이렇게 잘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자부심도 크다.”

 - 2018년엔 한국에서 평창올림픽이란 거대한 겨울 축제가 열린다.

 “다른 나라 흉내를 내지 말고 한국만의 특징을 보여달라. 한국은 그 자체로 인류의 보물이다. 겨울 축제의 핵심은 야외 프로그램이다. 야외 시설 설치 등에 퀘벡 축제 전문가들이 도움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지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