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에 쯔쯔가무시증 주의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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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진드기 유충이 옮겨 감염되는 질환인 쯔쯔가무시증이 해마다 늘고 있다. 3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쯔쯔가무시증 발생건수는 2003년 1415건에서 지난해 1만365건으로 10년새 10배가 늘었다. 사망 건수도 2011년 6건에서 지난해 23건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질병본부는 털진드기가 서식하는 환경의 변화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다.

전체 쯔쯔가무시증 환자의 90% 이상은 9월말부터 12월 초 사이에 발생한다. 질병을 매개하는 털진드기 유충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기(9~11월)에 진드기에 물려 잠복기(1~3주)를 지난 뒤 9월 말~12월 초에 환자가 집중 발생한다. 야외 활동이 많은 추석 무렵이 쯔쯔가무시증에 노출될 수 있는 가장 위험한 시기다.

쯔쯔가무시증은 감염된 털진드기 유충이 사람을 물어 생긴다. 유충이 피부에 붙어 피를 빨아먹은 부위에 딱지와 궤양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농촌 주민과 같이 주로 야외에서 활동하는 사람에게 발병하기 쉽다. 도시인들이 성묘 가는 추석을 전후해 전국 각지에서 폭넓게 발생한다.

예방하기 위해서는 야외에서 피부 노출을 최소화해야 한다. 벌초 작업을 할 때는 긴소매·긴바지에 토시를 착용하고 양말과 장화를 신는다. 풀밭에 직접 앉거나 눕지 말고 돗자리를 사용한다. 풀숲에서 용변을 보는 것도 피해야 한다. 귀가한 뒤엔 옷을 잘 털고 세탁하고, 바로 몸을 씻는다.

쯔쯔가무시증은 조기에 치료 받으면 완치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발열·오한·두통·발진·검은딱지 같은 증상이 보이면 즉시 병원이나 보건소에 가서 치료를 받는 게 좋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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