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크롬비 옷에서 로고 사라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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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10대의 사랑을 받아왔던 캐주얼 의류브랜드 아베크롬비 로고가 옷에서 사라진다. 마이크 제프리 아베크롬비 최고경영자(CEO)는 28일(현지시간) 콘퍼런스콜에서 “내년 봄부터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실질적으로 모든 상품에 로고를 뗄 것”이라고 밝혔다. 제프리 CEO는 지난해 “아베크롬비의 옷은 ‘잘 생긴 아이들’을 위한 옷이지, ‘뚱뚱한 아이들’을 위한 옷은 아니다”는 발언을 해 설화를 겪기도 했다.

미국 학생들에게 ‘아베크롬비’가 큼지막하게 박힌 고가의 후드티와 티셔츠는 ‘머스트해브’ 아이템이었다. 하지만 개인의 취향에 따라 옷을 믹스매치하려는 10대가 H&M와 포에버21 등 패스트패션 업체의 저렴하면서도 로고 표시가 없는 옷을 선호하면서 매출이 줄자, 판매 전략을 수정하게 된 것이다.

패스트패션 브랜드가 시장에 영향력을 키워가면서 고가의 10대 브랜드의 설자리는 좁아지고 있다. 아베크롬비에 따르면 2일까지 최근 3개월동안 매출은 전년대비 6% 하락한 8억9100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매출은 5%나 줄었다. 비용 절감 노력으로 올해 이익(1290만 달러)은 지난해(1140만 달러)보다 약간 늘었지만 총이익은 줄었다.

다른 브랜드보다 다소 비싼 가격을 고수하던 아베크롬비의 ‘프리미엄 전략’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아베크롬비는 이미 패스트패션 브랜드와 경쟁하기 위해 공격적인 할인정책을 펼치기도 했다. 생산비 절감과 유통망의 능률 개선 등을 위해 아베크롬비는 북미지역에서 60개의 매장을 추가로 폐쇄할 계획이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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