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게, 향기롭게 … 세상을 메이크업 하는 사람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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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최근 화장품 업계의 바이오 열풍이 거세다. 바이오 화장품은 생명공학 기술로 개발한 생체에 적합한 소재를 써서 만든 제품이다. 피부 표면만 개선해주는 일반 화장품과 달리 피부 세포와 조직을 연구하고 바이오 소재를 적용하여 만든 화장품이다.

 국내 화장품 업체 중 바이오 연구가 가장 활발한 곳은 아모레퍼시픽이다. 50여 년 전인 1965년 화장품 업계는 물론 민간연구소중 처음으로 효소연구를 시작했다. 또 바이오 연구 조직인 ‘생화학 사업부’를 설립해 피부에 관한 연구 기반을 마련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이같은 연구의 결과물로 천연 생체 추출물을 함유한 ‘아모레 리바이탈 바이오’를 84년 출시했다. 국내서 제품명에 ‘바이오’가 들어간 최초의 화장품이다. 같은 해 출시된 ‘아모레 스템Ⅲ’는 아미노산, 비타민, 엘라스틴 등 활성물질을 활용해 피부탄력 증가 및 주름개선 효과를 갖췄다.

 아모레퍼시픽은 92년에는 경기도 용인에 최첨단 연구시설을 갖춘 기술연구원을 이전 개관했다. ‘과학과 기술에서 우위를 확보해야만 세계 선두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창업자 서성환 선대회장의 신념에 따른 것이다. 기술연구원은 최첨단 생명공학 기술을 활용해 인종·지역·연령·환경·성별 피부 분석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간에게 더욱 친화적인 제품을 연구해왔다. 최근에는 업계 최초로 세포배양연구를 도입해 세포 단계에서부터 제품의 효능을 직접 검증하고 있다. 현재는 인공피부를 만드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생물전환(바이오 컨버전스) 기술로 인삼 속에 극미량 존재하는 안티에이징 성분인 ‘컴파운드 K(Compound K)’를 생산·분리하고, 미생물 발효기술로 대량생산해 ‘설화수’의 핵심성분으로 사용했다.

 2년 전 출시한 ‘아이오페 바이오 에센스 인텐시브 컨디셔닝’은 사람 피부가 본래 지니고 있는 효소와 동일한 항산화 효소 ‘티오레독신’이 함유돼 있다. 4620조 개(168ml 1병)의 티오레독신이 함유된 바이오 에센스는 피부 컨디션을 빠르게 끌어올려 피부를 투명하고 매끄럽게 해준다. 또 곧 출시될 ‘헤라 모디파이어’는 외과시술 때 장기를 보존하는 장기보존액에서 힌트를 얻어 개발한 ‘셀-바이오 레이어벨트TM’을 포함하고 있어 안티에이징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한다.

 아모레퍼시픽은 바이오 화장품에 대한 연구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2010년 9월 아름다움(美)을 추구하는 지혜(智)의 장(um)이란 뜻의 제 2연구동 미지움(美智um, Mizium)을 완공했다. 미지움은 세계적 건축가 알바로 시자가 미(美)를 창조하는 연구원들이 창의력을 잘 발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둬 설계했다.

사진·글=김성룡 기자

사진 설명

경기도 용인 아모레 퍼시픽 기술연구원에서 한 임상시험대상자가 페이스 이미지 스캐닝을 하고 있다. 모니터 왼쪽은 일반 얼굴, 오른쪽은 색소침착(기미, 주근깨 등 잡티)상태를 보여주는 사진이다. 이기기는 5가지 광원으로 피부를 촬영해 모공, 주름,피지 등 피부의 상태를 보여준다.

2010년 완공된 아모레퍼시픽 기술개발연구원 제 2연구동 ‘미지움’. 세계적 건축가 알바로 시자가 설계를 했다.

효능연구팀 연구원이 피부세포에 화장품 성분을 처리해 피부세포의 변화를 관찰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센서리 평가실에서 한 임상시험대상자가 화장품 사용감 평가를 위해 제품을 직접 피부에 바르고 있다.

일정한 간격의 격자에 빛을 투과시켜 생긴 그림자로 한 임상시험대상자의 얼굴 굴곡도를 측정하고 있다.

바이오 기술 연구로 탄생한 아이오페 바이오 에센스 인텐시브 컨디셔닝(왼쪽)과 헤라 모디파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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