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 터치] '원더풀 데이즈' 상영 취소 유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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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선보일 국산 애니메이션 중 가장 주목받는 작품이 '원더풀 데이즈'다. 5년간의 제작기간, 1백26억원이라는 엄청난 제작비, 그림과 모형과 컴퓨터 그래픽을 합성한 새로운 제작법을 사용한 대작이기 때문이다.

워낙 돈이 많이 들어간 데다 제작 기간도 길다보니 루머도 많았다. '제작진이 해체됐다' '작품을 접었다(그만두었다)' 등등.

하지만 모든 어려움을 딛고 '원더풀 데이즈'는 결국 완성됐고 이제 공개를 앞두고 있다.

25일부터 5월 4일까지 열리는 제4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이 작품의 첫 공식 공개 자리가 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영화제 조직위원회는 지난 15일 홈페이지에 상영 취소를 알리는 고지를 띄웠다. "지난 11일 제작사인 틴하우스 측이 상영 취소를 요구했고 결국 제작사와 배급사의 마음을 돌리는 데 실패했다"는 내용이었다.

조직위는 "그동안 '원더풀 데이즈'측이 요구한 상영 조건에 맞추기 위해 18000 앙시급 프로젝터와 5.1 채널 음향 시설을 갖추기 위해 상당한 비용과 노력을 기울였다"며 "더구나 이미 표를 예매한 2백5명의 관객들을 비롯해 상영 취소가 가져다 줄 유무형의 손실을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틴하우스 관계자는 "당초 4월 25일 개봉 예정이던 일정이 배급사와의 논의에 따라 7월로 늦춰지고, 모니터 시사회 결과 수정 보완할 부분이 생기면서 공식 영화제에서 상영는데 부담이 생겼다"고 상영 취소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눈에 거슬리는 부분을 하나라도 보완하고 싶은 감독 입장을 이해해 달라"며 "어쨌든 작품을 상영하지 못하게 된 데에는 우리 책임이 크다"고 덧붙였다.

최대 관심작 상영이 무산되면서 관객들은 게시판을 통해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그들의 아쉬움은 고스란히 제작진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들의 불만과 아쉬움을 '원더풀 데이즈'가 어떻게 수렴해낼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정형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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