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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대통령, 미타임지 회견내용|"나는 권력을 잡기보다는 사명과 책임을 부여받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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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전두환 대통령은 최근 미시사주간「타임」지와 광범한 국내외문제에 관해 회견을 가졌다. 다음은 『나는 사명을 부여받았다』는 제목으로 동지 4월 13일자 최신호에 실린 이회견의 서두기사 및 전대통령의 회견 내용 요지다.
전두환 대통령은 단 15개월만에 자신의 전임자로 강력한 지도자였던 고 박정희 대통령에 못지 않을 정도로 한국에서 정치권력을 공고히 했다.
지난해 8월 공식적으로 취임한 이래 전대통령은 계엄령을 해제하고 부정·부패방지운동을 전개했으며 새로운 헌법을 공포하는 등의 일련의 조치를 취했다.
그는 또 반체제지도자 김대중의 생명을 구해주었는데 이 조치는 지난 2월 전대통령과 「레이건」대통령간의 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데 기여했다.
▲민정당의 승리에 대하여=본인은 선거를 통해 국민의 압도적인 신뢰를 획득했다. 이는 우리 국민들이 정치적 안정, 지속적인 경제성장, 그리고 한반도에서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을 희구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다.
▲정치적 반대자들의 숙정에 대하여=과거에는 정치를 둘러싸고 부정·부패와 연관된 정치인들이 많았다. 정치적 근대화에 역행하여 소요를 조장하고 선동하는가 하면 포력을 옹호함으로써 범법행위를 자행하는 자들도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계속될 수 없는 것이며 정부도 과거의 정치풍토를 쇄신해야하는 도덕적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는 맥락에서 숙정조치를 이해해야 할 것이다.
이들 과거의 정치인들은 비정치적인 활동에서는 제약을 받고있지 않으며 다만 정치적 활동에만 참여치 못하고 있다. 귀하가 일반론을 논한다면 모든 국민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는데 본인도 찬성한다.
▲북한의 김일성을 초청한데 대하여=본인의 제안은 대화를 위한 무조건의 제의다. 어떤 희망적인 징후가 있어서 이같은 제의를 한 것은 아니며 오히려 북측은 여전히 우리를 적대시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쟁의 가능성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본인이 김일성을 만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
김일성 이외의 어떠한 인물과도 만나는 일은 무익한 것이다. 따라서 본인이 그와 만나서 대화를 시작해야만 한다. 우선은 비교적 손쉬운 문제들을 논하여 상호신뢰의 분위기를 점차적으로 증대시키도록 하자.
미국은 북한의 김일성이 더 이상 본인의 제의를 거부할 수 없도록 세계의 여론을 불러 일으켜야 할 것이다.
▲한반도의「독일」식 통일방안의 전망에 대하여=북한과 동독간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다른 공산주의 국가에서도 개인숭배는 있을 수 있겠으나 북한의 김일성은 거의 신격화되고 있다. 동독과 여타의 공산국가에서는 지도자들이 바뀌었지만 북한은 2차 세계대전 이후 한번도 바뀐 일이 없다.
이러한 특수성은 지구상에서 유일무이한 것이다.
▲「아시아」안보와 소련의 군사력 증강에 대하여=우리는 주한미군과 함께 동북아뿐만 아니라 넓게는 세계평화도 방위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자유세계의 수호자역할을 담당해 왔으나 오늘날은 혼자서 그 역할을 해낼 수는 없다. 일본은 더 많은 기여를 해서 미국이 방위부담을 덜도록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며 해양의 자유항해를 유지하고 방공체제의 구축에도 더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소련의 해·공군력 증강은 중공의 고립을 겨냥한 것이겠지만 그 정도에 따라서는 미국의 고립까지도 획책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의 대공산권 관계에 대하여=원칙적으로 우리는 이념이 다른 국가라 할지라도 그 국가가 우리에게 적대적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인적·물적 교류를 할 용의가 있다. 그렇다고 해서 대공산권 국가들과의 관계개선이 급속히 이루어지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예를 들면 미국은 중공을 설득하여 한국과 교역을 하도록 하고, 대한민국을 승인토록 하며 대한민국을 유엔에 가입하게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경제전망에 대하여=본인은 극적인 경제성장 정책은 배제할 것이며 물가 안정에 근거한 안정된 경제성장을 추구할 것이다.
우리는 80년대에 연평균 7%의 성장을 이룩할 것이며 본인은 이 목표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
한국의 수출은 점차 호전되고 있다.
▲권력의 행사에 대하여=개인적으로 본인은 결코 권력을 원하거나 권력을 잡기 위해 일한 적이 없다. 그러나 한국민들은 『하늘이 대통령을 돕고있다』고들 말한다. 이 말은 권력과 권위에는 신의 섭리가 내재해있음을 의미한다.
나는 자신이 권력을 잡기보다는 사명과 책임을 부여받았다고 생각하며 이것이 본인이 권력을 보는 입장이다.
【뉴욕=김재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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