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미팅 장악한 '비둘기' 옐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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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닛 옐런(오른쪽)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22일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세계 중앙은행 총재 연찬회 에서 나란히 걷고 있다. [잭슨홀 AP=뉴시스]

중앙은행가들의 파티에서 반전은 없었다. 21~23일(현지시간)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심포지엄(잭슨홀 미팅)은 비둘기파(통화확장정책 선호세력)가 무대를 장악했다.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분위기를 주도했다. 옐런은 22일 기조연설을 통해 “미국 고용시장이 아직 완전하게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6.2%까지 떨어진 미국의 실업률에 대해선 “현재 고용시장의 부진을 과소평가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용 시장이 현실은 수백만명의 장기 실업자, 비자발적인 파트타임 근로자, 근로자 임금의 정체 등 여전히 취약하기만 한데도 실업률 하락이 이런 속사정을 가릴수 있다는 것이다.

 옐런은 6년째 사실상 제로(0~0.25%)상태인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해 아무런 힌트를 주지 않았다. 경기가 빠르게 좋아지면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앞당겨질수 있고, 회복이 더디면 금리 인상도 지연될 것이라는 방침을 표명했을 뿐이다. 다분히 원론적인 얘기다. 그러나 굳이 ‘고용 회복 미달성’을 선언한 것은 금리 인상을 서두르라는 매파의 공세를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옐런과 같은 비둘기 라인에 섰다. 그는 “최근 지표들을 보면 유럽 경제 회복세가 약하다는 것을 알수 있다”며 “ECB는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CB가 양적완화에 한걸음 더 다가갔다고 평가했다.

뉴욕=이상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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