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그룹 경영진 1박2일 템플스테이 떠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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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경징계가 결정된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이 KB그룹 주요 경영진과 함께 템플스테이를 떠난다. 내분으로 상처받은 조직의 '힐링'과 화합을 위해서다. 임 회장과 이 행장은 국민은행 주 전산기 교체를 둘러싸고 정면으로 부딪친 뒤 공개 석상에서 처음으로 만나게 된다.

KB금융그룹은 22일 임 회장과 이 행장을 비롯해 지주 임원 전체, 은행 부행장 이상, 계열사 부사장 이상 등 임원 35명이 경기도 가평의 한 사찰에서 1박 2일 템플스테이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KB국민은행, KB국민카드, KB투자증권, KB생명보험, KB자산운용, KB캐피탈, KB저축은행, KB부동산신탁, KB인베스트먼트, KB신용정보, KB데이타시스템 등 전 계열사 대표와 경영진들이다.

이번 템플스테이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가 끝나는 시점을 예상해 사전에 기획됐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경영진들이 조직을 추스릴 기회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전날 국민은행 주 전산기 교체를 둘러싼 내분과 관련해 제재심의위원회가 임 회장과 이 행장에게 경징계를 결정한 만큼 이들도 홀가분하게 참여할 수 있게 됐다. 징계는 금감원 최수현 원장의 최종 판단이 남아있지만 제재심의위원회의 결정을 뒤집은 전례는 없다.

KB금융 관계자는 "예불과 참선, 공양, 숲길 명상 등 일반 신도들과 같이 사찰의 수행 프로그램에 참여한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화합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유미 기자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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