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표 "한국 배제돼 깊은 유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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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盧武鉉)대통령은 17일 여야 3당 대표와의 청남대 만찬회동에서 한나라당 박희태(朴熺太)대표권한대행이 3자회담의 한국 배제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자 "일리가 있다. 받아들이고 겸허히 수용해 향후 국익을 지켜내도록 노력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날 오전의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 때와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였다. 盧대통령은 장관.청와대 수석들에게 "한국의 불참에 대해 많은 사람이 섭섭해하고 자존심을 상해한다"며 "이에 대해 구구하게 변명하거나 이런저런 해명을 하지 마라"고 함구령을 내렸었다.

그러면서 "애당초 북.미의 양자대화가 중요하다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었으나 미국측 주장에 의해 한국을 포함한 다자구도가 거론됐던 것"이라며 "새삼스럽게 우리가 끼어들면 (회담의)성격을 그르칠 수 있고 겨우 차려놓은 판을 깰 수도 있다"는 논리로 3자회담의 불가피성을 거듭 주장했었다.

盧대통령은 또 "정부의 체면을 위해 대화의 핵심을 흐리게 할 수도 없다"면서 "정부는 인기를 의식하지 않고 국익을 위해 당초 방침대로 차근차근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었다.

盧대통령의 함구령 지시 등 비판여론에 대한 청와대의 불만섞인 기류가 오후엔 '겸허한 비판 수용'으로 바뀐 것과 관련, 한 청와대 관계자는 "여론의 추이가 썩 좋지 않음을 반영한 것 같다"고 전했다.
최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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