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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생가 복원 위해 국비 51억 확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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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명량’의 흥행과 더불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주목 받고 있다. 대다수의 사람은 충무 시호를 듣곤 이순신 장군을 떠올리지만, 천안에도 충무 시호를 받은 분이 있다. 김시민 장군이다. 하지만 장군의 업적이나 그의 고향이 천안이라는 사실을 아는 시민은 많지 않다. ‘충무공김시민장군선양회’는 장군의 애국충절 정신을 후세에 알리기 위해 동상 제작이나 생가지 복원 같은 사업을 추진 중이다. 상임의장 법혜(67·본명 김태완) 스님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김시민 장군에 대해 말해 달라.

“1554년 천안 병천에서 태어나 강직한 성격으로 애국충절과 호국정신을 실천하신 분이다. 임진왜란 3대 전투 중 하나인 진주대첩을 승리로 이끈 명장이다. 왜군이 진주성을 공격하자 3800명의 관·군·민을 이끌고 7일간의 처절한 싸움 끝에 왜군 3만 명을 무찔렀다. 진주대첩은 왜군의 기세를 꺾어놓은 중요한 전투였다. 1592년 전투 마지막 날 왜군이 쏜 총탄에 맞아 순직하셨다. 조선시대 충무 시호를 받은 9명에 포함되는 분이다.”

-선양회는 어떤 취지로 만들어진 건가.

 “김시민 장군의 정신을 되살리자는 뜻을 지닌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모여 2010년 ‘충무공 김시민 장군 동상건립추진위원회’를 만들었다. 충남도와 천안시의 협조를 받아 올해 5월 동상 제막을 할 수 있었다. 동상 제막이 끝난 후 건립위원회가 해체됐는데 그 후 위원회 회원들이 ‘충무공 김시민 장군 선양회’로 단체 이름을 바꿔 활동하게 됐다. 많은 분이 충무공 김시민 장군의 존재를 잘 모르며, 심지어 천안시민조차 그의 업적을 잘 알지 못한다. 선양회는 이런 점을 안타깝게 생각해 김시민 장군의 위대한 호국충절의 정신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전국에서 김시민 장군을 존경하는 분들이 모여 뜻을 기리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동상 건립에 이어 생가지 복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다는데.

 “예산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보니 4년 만에 동상 건립이 마무리됐다. 동상 건립 후엔 생가지 복원사업 추진에 힘쓰고 있다. 장군의 생가지를 정비·복원해 나라사랑 정신을 계승하고, 역사문화 도시 천안의 정체성을 살리고자 한다. 천안시 문화유적지를 중심으로 호국충절을 테마로 한 관광벨트사업과 연계해 진행할 예정이다. 이 사업은 시에서 적극 협조해 줘 국비 51억원의 예산을 지원받는다. 이미 마스터플랜은 확정됐고, 내년부터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연구소도 설립한다고 들었다.

 “선문대에 김시민연구소를 설립할 예정이다. 총장과 합의가 됐고, 관련 교수에게 확답을 받은 상태다. 김시민 장군은 39세의 이른 나이에 순직해 역사적인 자료가 부족하다. 고증하기도 힘들다. 동상 같은 경우 초상화가 없어 후손들의 평균 DNA를 조합해 3D 영상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연구활동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소에서 장군을 기리는 의미로 1년에 한 번씩 김시민에 관한 심포지엄을 정기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아울러 천안 삼거리공원에서 김시민 장군배 전국 국궁대회를 진행하고 싶다. 평소 활솜씨가 뛰어났던 장군을 기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김시민 백일장·영화제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백일장의 경우 김시민·유관순·이동녕 등 천안 출신 애국지사를 주제로 해 호국충절의 사상을 고취하고자 한다. 올해부터 진주대첩기념사업회와 선양회가 연계해 매년 세미나를 개최하고, 김시민 선양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진주시는 천안시에 비해 시민들의 역사의식이 높고 진주성 전투와 김시민 장군에 대한 자부심도 크다. 정작 천안시는 시민의 관심이 적어 안타깝다. 그래서 천안시 청소년을 대상으로 ‘호국충절 문화탐방’ 코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김시민 장군 출생지와 성장지, 진주성 전투 승전지를 탐방하며 청소년들에게 충과 효를 가르치고 장군의 호국정신을 교육하고자 한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사업 계획이 많은 이유는.

 “요즘 청소년들은 애국과 충효의 개념이 결여돼 있다. 학교에서 따로 교육하지 않을뿐더러 가정에서도 부모들이 아이를 감싸기만 한다. 인격이 형성되는 청소년기에 애국·충효의 개념을 심어줘야 하는데 사회에 개인주의가 만연해 있다. 개인주의보다는 국가를 중심으로 자기 자신을 계발하는 애국심이 필요하다. 부모도 내 아들딸이 아닌 나라의 아들딸이라는 개념으로 키워야 한다. 이기주의보다는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그 바탕은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심에서 나오는 것이다. 선양회에선 김시민 장군이 보여줬던 호국정신의 뜻을 기리며 우리나라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국가관을 심어주고 싶다.”

글=이은희 인턴기자 eunhee92@joongang.co.kr, 사진=채원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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