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분한 직장에 열등감만|자라는 아이들 생각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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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문】20여년간 직장생활을 한「샐러리맨」입니다. 스무햇동안 직장을 다녀도 벌어 놓은 것도 없고 그렇다고 전처럼 의욕이 생기지도 않아요.
어쩌다 괜찮게 풀린 친구를 만나면 열등감과 패배감이 앞서서 겉으로는 떠들면서 속으로는 우울해서 견딜수 없어요. 절대로 그 친구들의 성공을 시샘하는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살기에 바쁘다보니 속 털어놓고 얘기할 친구도 점점 없어지고 그래서 한없이 고독해지는 것 같아요. 이런 때는 아무 일도 아닌 것에 신경질을 부리기도 하는데 스스로도「내가 왜 이럴까?」하고 깜짝 놀랄 정도로 자신이 이상해지는 것 같습니다. 생활 환경을 바꾸어보자는 식구들의 의견에 따라 이민울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만 기술이 없으면 노동을 해야하는 것이 이민간 사람들의 형편이라니 아무 기술도 없는 제가 노동도 몸에 익지 못했으니-.
【답】극락이나 천당에 가는 길밖에는 없는 말만 하는군요. 그러나 천당 가서 혼자 자유인이 되기 보다 세상에서 온 가족이 같이 괴로워하며 즐거워하며 살아가는 것이 더 보람있는 일이 아닐까요? 또 천당 형편도 가봐야 알 수 있으니까요. 힘을 내세요. 철없이 자라는 아이들이 또 아버지처럼 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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