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 겨우살이 살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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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전두환 대통령은 5일 새벽 영세민들이 많이 사는 서울상계4동과 도봉구청을 예고 없이 들러 영세민 구호대책과 겨울철 수도동파 대비책 등을 알아봤다.
전대통령은 상오 6시20분 도봉구청 시민「홀」을 둘려보고 구청장실에서 당직과장인 조경호 위생과장으로부터 구청업무 전반에 관해 보고를 받고 수도과 기술직원 대기실에 들러 영세민대책·청소·의료시혜·월동기 수도사고대책·설해대책 등을 물었다.
전대통령은 이어 시민「홀」에 설치된 VTR 시설을 보고 『무엇 때문에 설치했느냐』고 묻고, 조과장이 『정부시책을 홍보하기 위해 설치했다』고 대답하자 『각 동사무소에도 설치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전대통령은 또 최모씨 등 수도과 직원 3명에게 근속연수·급료와 상수도 동파 신고가 들어오면 어떻게 출동하는지 자세히 물었다.
최씨가 『자전거로 출동한다』고 대답하자, 자건거가 있는 구청 현관입구에 나가 자전거를 직접 확인하고, 상수도 고장수리 장비를 살펴본 뒤 『장비가 대체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전대통령은 이어 상오 7시부터 40분까지 연락을 받고 달려온 유중호 도봉구청장· 이을삼 구청총무국장·김형동 동장 등의 안내로 상계4동 동회에 들러 ▲영세민 대책 ▲재개발사업추진 상황 ▲수도관 동파 및 정전대책 등을 알아봤다.
전대통령은 동사무소에서 『동장실이 따로 있느냐』고 묻고 김동장이『따로 없다』고 대답하자, 사무실 안에 있는 동장의자에 앉아보고 『차라리 방이 따로 없는 것이 직원들의 근무감독하기에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전대통령은 『생활보호대상자에 대한 구호는 어떻게 하고 있으며 이들에 대한 양곡지급 기준은 무엇인가』고 물었고, 김동장은 『근로가 가능한 생보대상자는 취로사업장에 보내고 일을 못하는 고령자·불구자 등은 구호양곡을 지급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전대통령은 또 『일을 안하는 데도 양곡을 주느냐』고 되묻고 『영세민 취로사업장이 주거지와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불편이 많은 것 같은데 도봉구 내에 취로사업장을 만들어 이들이 오고가는데 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전대통령은 상계4동 청소부들에게 금일봉을 준 뒤 상오 7시50분 청와대로 돌아갔다.
전대통령은 돌아가는 길에 상계3동 어린이집 신축공사장을 둘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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