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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프로] 5년 만에 MC복귀 이문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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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3g, 콩 반쪽 무게의 모형 비행기가 드디어 스튜디오 상공에 떴다. 특수 비닐 날개를 반짝이며 유유히 날아오르는 '아름다운 비행'에 여기저기서 탄성이 쏟아졌다.

이때 돌발 사태. 비행기가 천장에 달린 조명에 걸려 버린 것이다. 녹화 중이던 스태프 모두 당황한 그 순간, 이문세가 특유의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한마디 던진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뭐 곧 탑승객을 태우고 내려올 겁니다." 방청석에서 웃음이 터져나왔다. 그 순발력과 재치-. 역시 이문세였다.

386세대의 영원한 '오빠' 이문세(46.사진)가 5년 만에 고정 MC로 브라운관에 복귀한다. SBS가 오는 20일 신설하는 '이문세의 사이언스 파크'(연출 남형석, 일요일 오후 7시)를 통해서다.

지난 16일 첫 녹화에 앞서 만난 그는 "오랜만이라 긴장되고 생소한 과학용어가 많아 어렵다"면서도 "과학에 문외한인 내가 이런 프로그램 MC를 맡게 돼 자랑스럽다"고 했다. SBS제작진이 그를 섭외하는데 1년 이상 걸렸다는 후문이다.

"사실 음악이 곁들여진 토크쇼를 하고 싶었거든요. 어쨌든 오랜만에 MC활동을 재개하는 이상 단순한 오락 프로그램이 아니라 시청자들이 뭔가 얻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아들 종원(13)이 과학을 좋아하는 것도 그가 이 프로그램을 맡은 이유 중 하나다. 언젠가 그의 노래 '조조할인'이 가요순위 프로그램에서 1위 후보로 올랐을 때 상대인 HOT를 응원했을 만큼 아빠의 경력에는 별 관심없는 아이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에 모형 비행기를 20분 이상 날리는 일본인 할아버지가 출연할 예정이라니까 갑자기 아빠까지 위대하게 보는 것 같더라고요. 요즘 그 애가 모형 비행기에 빠져 대회에도 나간 적이 있거든요. 21초쯤 날려 2백명 중 1백31등이었죠."

아나운서 정지영이 공동 MC를 맡고 탁재훈.정원관.김상혁.신지가 실험단으로 고정출연할 '사이언스 파크'는 '과학과 버라이어티쇼의 새로운 만남'을 표방하는 프로그램. '사이언스 쇼' '첨단과학''마구간 실험실' 등 일상생활 속의 과학 원리를 실제 실험해보는 코너들로 꾸며진다. 첫회에는 모형 비행기, 원심력의 방, 롤러코스터와 자이로드롭 등의 실험이 소개된다.

그동안 본업인 가수 활동에 전념해온 그는 현재 제 3회 '이문세 독창회' 전국 투어를 진행 중이다. 지난달 열렸던 서울 공연은 다음달 15~18일 리틀앤젤스예술회관에서 연장공연까지 하기로 결정했을 만큼 성황이었다. '마음의 고향'인 라디오 음악프로그램을 선뜻 다시 맡지 못하는 것도 장기 해외 공연 때문이다.

"'사이언스 파크' 진행은 콘서트 준비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모형 기차 등 무대 세트에도 과학의 원리가 숨어있다는 걸 알게 됐거든요. 시청자를 가르치는 프로그램이 아니니까 부담없이 같이 즐겨주세요."

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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