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겹말을 피하자 (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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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회에 이어 자주 보이는 겹말의 사례들을 살펴보자.

⑤ 피랍되다: "피랍된 쿠바 여객기가 미국 LA공항에 비상착륙했다."(→납치된)<피랍(被拉)이 '납치를 당함'이란 뜻. '피살되다' '피습당하다' 등도 마찬가지다.>

⑥ 과반수를 넘는:(→반수를 넘는, 과반수인)<과반수(過半數)에 이미 '반(半)을 넘다[過]'가 들어 있다.>

⑦ 말로 형언할 수 없다: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처절한 장면이 많았다."(→형언할 수 없다, 말로 다 할 수 없다)<형언(形言)하다가 '형용해 말하다'라는 뜻이다.>

⑧ 부상당하다, 부상을 입다: "자살 폭탄 테러로 최소 8명이 죽고 20여명이 부상당했다."(→부상하다, 다치다)<부상(負傷)이 '몸에 상처를 입음'의 뜻.>

⑨ ○○상을 수상하다: "임레 케르테스가 '운명'으로 2002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노벨 문학상을 받았다)<수상(受賞)이 '상을 받음'의 뜻이다.>

⑩ 아직 시기상조다: "미국이 이라크전 승리를 선언하기는 아직 시기상조다." (→시기상조다, 아직 때가 이르다)<시기상조(時機尙早)가 '어떤 일을 하기에 아직 때가 이르다'는 뜻. '아직 미정 (未定) 이다'도 마찬가지다.>

⑪ 옥상 위에: "고층 빌딩의 옥상 위에 거대한 광고탑이 서 있다."(→옥상에)<옥상(屋上)이 '지붕 위'라는 뜻이다.>

최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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