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현대양행」, 결국 정부서 떠맡아|중화학투자조정 사실상 궤도를 수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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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부실 덩어리 현대양행의 창원기계공장은 결국 정부가 떠맡아 세금으로 누정적자를 메워 가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한국최대의 발전 설비공장을 만든다는 거창한 포부아래 정인영씨가 현대「그룹」에서 분가하여 만든 창원공장는 엄청난 돈만 쏟아 넣은 채 현대「그룹」의 정주영씨, 대우「그룹」의 김우중씨로 넘어갔다가 결국 정부에 떠 맡겨지고 만 것이다.
이로써 발전설비와 자동차를 대우와 현대「그룹」에 각각 맡겼던 지난 8월20일의 중화학투자조정은 출범도 하기 전에 진로수정이 불가피 하게 되었다. 자기 자본이 넉넉지 못한 대우에 그런 엄청난 일을 맡긴 것이 무리였는지 모른다.
그 동안 대우는 창원공장을 살려보려고 발버둥쳤으나 워낙 힘에 겨운 일이어서 결국 손을 들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대우는 자동차만 현대에 넘긴 골이 되었다.
현대양행 창원공장은 총 투자계획 3천4백55억원 규모로 76년11월 착공, 80년6월 완공 예정이었으나 작년 9월 현대「그룹」에 넘어가기까지 1천1백30억원이 투입되어 65%의 공정에 머물렀다. 차관만도 2억4백만「달러」에 달하여 부채 총액이 5천2백92억원이나 된다.
작년 「5·25」중화학투자 조정 후 1년반만에 발전설비에 관한 투자조정은 다섯 번이나 번복되었다.
앞으로 돈을 더 쏟아 넣는다 해서 이 공장이 정상화될지는 의문이다. 기술적으로 문제가 많고 그 동안의 시행착오에서 적자가 눈덩이처럼 쌓여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시각에도 하루 1억원씩의 이자가 불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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