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 전문대 설립 등 추진|문예진흥원-국악 진흥 방안을 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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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최근 한국 고유의 전통 예술인 국악 진흥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들이 정부측에 의해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져 국악인들의 커다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문예진흥원이 주관이 되어 마련중인 내용들은 ▲초·중·고교 음악 교과서를 국악과 양악 반반으로 개편할 것 ▲국민교 국악 교사 양성을 위해 국립 국악 고등학교 위에 2년 제 국악 전문대를 설립한다 ▲국립 국악원 기구를 확장, 개편하고 독립된 청사를 마련한다 ▲국악 전용 연주장인 국악당을 건립한다 등.
이상과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는데 국립국악원의 독립된 청사후보지로는 문공부 산
하로 서울 필동 입구에 위치한「코리아·하우스」창경원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 졌다. 오랫동안 국악인들의 숙원 사업인 국악 당 건립은 이미 그를 위한 대지를 기증하겠다는 독지가가 나서 기증자의 세금 문제가 해결되고 건축 비용이 염출 되는대로 착공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악의 보급과 활성화를 위한 이와 같은 일련의 계획을 국악계인사들은 크게 환영하면서도 몇 가지 미진한 부분에 대한 제안을 덧붙인다. 한국 국악 교육 회 회장직을 맡고있으면서 국악교육진흥에 남다른 의욕을 보여온 장사훈 교수 (서울대)는 음악 교과서 개편, 국악 교사 양성 등에 앞서 먼저 개선해야 할 것은 일반은 물론 교사 및 학생들의 국악경시풍조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문교 당국이 국악 교육에 정책적인 특별 배려를 하여 교사와 학생들이 의욕과 관심을 가지고 국악의 이론과 실기를 가르치고 배운다면 현재의 교과서에 포함된 국악 내용 (약 20%)만으로도, 또한 교사도 적절한 훈련만 시킨다면 훌륭한 국악 교육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장 교수는 또한 중·고교 국악교사는 서울대·이대·한양대 등의 국악과 출신들에게 중등교사 자격 과정을 이수케 하여 충원하는 한편 국민학교 국악 교사 양성을 위해서는 교육대학 교과 과정 안에 국악 교육을 포함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단기 방안으로는 현재 국민학교 교사들에게 집중적인 국악 교육을 시켜 학생들을 가르치게 하면서 또한 장기 방안으로는 교육 대학 교과 과정에 국악 이론과 함께 「피아노」·「오르간」 연주가 필수이듯이 단소나 가야금 등 간단한 국악기를 필수 과목으로 익히도록 하자는 것이다.
한편 김청자 교수 (서울대·가야금)는 학생 못지 않게 일반 대중들의 국악에 대한 소양을 높이도록 하는 노력 또한 국악진흥을 위해서는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라디오」 「텔리비젼」 등 방송 매체에서 거의 유명무실한 상태의 국악의 방송 시간을 크게 늘리고 또 그 내용 또한 아직까지의 방송이 판소리나 가야금병창 등 대중적인 인기가 있던 몇몇 종류에 국한되었던 것에서 벗어나 폭넓은 국악의 내용을 소개해야 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국립극장 산하의 같은 공연 예술 단체이면서도 국립창극단 단원들의 봉급수준은 국립교향악단 단원에 비해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김 교수는 지적한다.
판소리 50년 경력의 춘향가의 기능보유자인 인간문화재 제5호인 김소희 여사가 79년 4월 국립창극단을 사직하던 당시 월급이 22만원 남짓. 학벌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국향의 연주 경력 10년 단원의 봉급 30만원 선에도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김 교수는 이상의 원인이 대부분 우리 사회에 팽배한 국악에 대한 무관심 및 국악 경시 풍조에 기인한다고 풀이하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학생 및 일반으로 하여금 국악과 가까워 질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주어 국악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길이라고 말한다. <박금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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