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한국문학연구가·다나까씨, 「중앙공론」에 기고-일본은 한국을 바로 보지 못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동경 1일 동양】일본의 저명한 한국문학연구가인 「다나까·아끼라」씨는 일본 월간『중앙공론』10월호에 실린 『일본적 한국논의 병리』라는 기고 문에서 일본언론들이 북괴나 중공의 인민사태는 외면한 채 한국의 인권문제만을 거론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 이는 한국논의가 남북한을 같은 시야에서 보지 못하는 허점에서 나온 것이라고 비판하고 이와 관련하여 소위 김대중 사건에도 언급했다.
일본국내외에서 말썽을 빚고있는 일부 일본 「매스컴」의 대한 편향보도 문제에 대해 최근 일본식자층에서 자성론이 일고있는 가운데 「다나까」씨는 일본언론이 한국이외의 나라의 비민주적 양태·인권침해에 대해서는 말 한마디 못하면서 한국의 인권문제에 관한 한 『민주주의의 투사가 속출하고 「매스컴」이 들끓는다』고 비꼬면서 『한국의 민주화운동을 일본인들이 도와 한국의 체제를 변혁시키려 한다는 것은 분수를 모르는 환상』이라고 지적했다.
「다나까」씨는 일본언론의 대한 편향보도의 실례로 지난날 2명의·일본청년이 한국에서 반정부활동과 관련, 체포 된데 대해 일본언론이 체포의 이유는 제쳐놓고 체포 그 자체만을 맹렬히 비난했던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중공의 문화혁명 당시 중공당국이 일본인 2명을 「스파이」혐의로 검거, 투옥했을 때 이에 항의하는 일본인이 있었던 지를 반문하고 오히려 4년여의 옥고를 치르고 귀국한 그들이 무고함을 호소하는데도 이를 백안시하던 사실을 지적했다.
또한 일본언론이 한국에 대해서만은 『민주세력에 대해 우리가 응원하고 있으니 해봐라』 하는 격으로 특공전술을 부채질하는 것이 고작이라고 지적했다. 「다나까」씨는 이 기고 문에서 김대중사건에도 언급, 73년 한민통 결성대회가 있기 전인 8월1일 그가 다른 2명의기자와 함께 어느 여관에서 김대중과 만난 적이 있었는데 이 자리에서 『현재 귀하의 지지세력은 친공한교와 북괴에서 우호인사라는 대접을 받고있는 일본정치인들인데 그 같은 기반 위에서 일본에서 운동을 하게되면 반공국가인 한국의 정치가로서 앞으로 곤란한 일이 있지 않겠는가?』라고 묻자 김대중은 이 질문에 대해 이미 충분히 생각해온 일인 것처럼 즉각적으로 『그건 나도 잘 알고있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