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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인기…병실로 이어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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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본=이근량특파원】 지난2일 「바이엘·레베르쿠젠·팀」과의 경기도중 부상을 입고「프랑크푸르트」의 「마인가우」 병원에 입원중인 차범근 선수는 부상부위의 통증이 가라 앉는대로 금주 말이나 내주초쯤 퇴원해 집에서 정양케 된다.
차선수는 27일 기자와 만나 『금이 간 요추(요추)는 앞으로 2∼3주 후면 아물게되며 그동안 통증도 현저하게 가라앉았다』며 검진결과 신장은 다치지 않아 불행 중 다행이라고 말했다.
또 차선수는 금이 간 부분이 아문다해도 완쾌 후 2주정도의 훈련을 가져야하기 때문에 10월중순께 경기에 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차선수가 입원중인 「마인가우」 병원2백32호실은 요즘 문병객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지교포들은 물론 서독「팬」들까지 꽃다발을 들고 문병,「그라운드의 인기를 병실에서도 보여주고 있다.
더욱 가해선수인 「바이옐·레베르쿠젠」소속 「위르겐·겔스도르프」가 꽃다발을 보내면서 쾌유를 빌었고 「하인츠·하이트만」 「매니저」는 직접 찾아와 차선수에게 사과, 눈길을 끌기도 했다.
현지신문들이 가해선수를 집중적으로 비난하는가 하면「우도·콜루크」「프람크푸르트·팀」「매니저」는 「켈스도르프」를 상해죄로 고발할 준비를 마쳤음에도 정작 당사자인 차선수는 굳이 마다하고 있다.
그동안 본인이 많이 뉘우쳤을 것이며 더구나 직업축구선수의 앞날을 막지 않기 위해 고소를 원치 않는다고 말해 고소문제를 일단락 지었다.
차선수의 부상이후 서독「매스컴」들은 축구장의 폭력, 특히 외국선수에 대한 서독선수의 고의적인 반칙에 대해 대대적으로 개탄중이다.
그 일례로 「프랑크푸르트·론도차우」지는『그동안 서독선수들이 차선수에게 너무했으며 이번 사고를 일으킨「갤스도르프」는 십자가를 진 것에 불과하다』고 보도.
특히 이 신문은 『이름난 공격수인 「바이에른·뮌헨」 의「카를·하인츠·루메니게」 가 전혀 다치지 않는데 비해 같은 공격수인 차선수만이 다친다면 그동안 서독선수들이 외국선수를 얼마나 학대했는가를 쉽게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차선수 자신은 앞으로 당분간「그라운드」에 나설 수 없어 금년「시리즈」에 적지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그러나 이 기회에 「그라운드」가 정화된다면 이 이상 바랄 것이 없다』 고 심정을 토로했다.
한편 차선수에게 부상을 입힌「겔스도르프」 선수에게는 그동안 1백80건에 달하는 익명의 위협전화가 걸려와 경찰의 보호를 받고있다.
「겔스도르프」는 「파울」이란 어느 시합에도 있기 마련인데 유독 나만이 범인취급을 받아야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고 하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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