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충동 대통령 대행 담화 전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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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본인은 오늘 최규하 대통령각하의 사임에 즈음하여 새삼 그분의 사심 없는 애국충정과 현실을 직시한 구국적 영만에 충심으로 경의를 표하는 바입니다.
돌이켜보건대 우리는 불의의「10·26사태」 이후, 한결같이 안정을 희구하는 전 국민적 염원에도 불구하고, 과도적 가치관의 혼란과 이에 편승하여 정치적 목적에 이를 이용하려는 일부 정치세력의 무책임한 선동적 작태로 말미암아 일대 국가적 위난을 초래함으로써 마침내「5·17」조치를 불가피 하게 하였고 그 후에도 광주사태라는 사상 미수유의 민족적 비극을 겪어야만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다행하게도 우리 계엄군의 적시 적절한 상황대처와 결정적 역할로 이 두 차례의 고비를 극복할 수 있었으며, 특히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의 발족과 함께, 상임위원장 전두환 장군의 주도아래 과감히 추진된 획기적인 안정대책의 실효로, 국민의 여망이 정치적 및 사회적 안정이 급속히 회복되어 가고 있을 뿐 아니라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엄청난 시련과 불행을 오히려 민족의 회생과 웅비를 위한 전화위복의 일대전기로 삼아, 이제 바야흐로 8O년대의 새로운 민주복지국가건설 이라는 국가목표를 향하여 의욕과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착실히 그 터전을 구축해 나기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민족사적 전환점에서 일찍이 스스로를 과도적 위기관리정부의 수반으로 규정지으시면서 취임하셨던 최 대통령각하께서 용퇴의 결단을 내리게 된 것은, 이미 국가민족의 나아갈 지표가 분명히 제시되었고, 그 기틀이 잡혔으며, 따라서 자신의 용퇴가 오히려 국가적 안정과 이러한 국가목표의 달성을 촉진시킬 수 있으리라는 현실 판단에 입각한 애국일 염의 소산이라고 본인은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제 잠정적이나마 권한대행이라는 막중한 책임을 맡게된 본인으로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국가원수의 궐위 기간을 최소한으로 단축시킴으로써 영도자의 공백에서 오는 혼란과 국가기능의 정체를 막는 일이 우리 정부가 해야할 급선무라고 생각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현행 법 절차에 따라 빠른 시일 내에 새 국가지도자를 선출함으로써 현재 진행중인 사회개혁 시책을 포함한 제반 구국과업을 중단 없이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고 정부가 대 내외에 널리 공약한 정치 일정을 더욱 앞당겨 실현할 수 있도록 해야 탄다고 생각합니다.
이 길이야말로 현시점에서의 국민적 합의인 동시에 용퇴를 결단하신 최 대통령각하의 뜻에 부응하는 길이기도 하다고 본인은 확신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본인은 이러한 중대시기에 국민여러분은 조금도 동요함이 없이 또 하나의 새 역사를 창출하는 주역으로서의 신념과 자부심을 가지고 더욱 굳게 단결해서 정부의 제반시책에 가일 단 협조해 줄 것을 당부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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