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새 없는 수비 … 유재학 '벌떼 농구' 위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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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남자농구 대표팀이 뉴질랜드 선수와 공을 다투고 있다. 한국대표팀은 ‘벌떼 농구’로 12년 만에 금메달에 도전한다. [뉴시스]

12명 모두 베스트5. 유재학(51) 감독이 이끄는 남자 농구대표팀의 모토다. 체격과 기술의 열세를 탄탄한 팀워크와 강력한 수비로 만회해 12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린다.

 대표팀은 31일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뉴질랜드와 평가전을 끝으로 공식 경기 일정을 마쳤다. 비록 마지막 평가전에서 4쿼터 종료 직전 커크 페니(24)에게 3점슛을 허용해 70-71로 역전패했지만 막판까지 근성있는 플레이로 체육관을 가득 메운 6523명의 팬들을 열광시켰다.

 대표팀은 지난달 15일 열린 뉴질랜드와 1차 원정 평가전에서 69-102, 33점 차로 대패했다.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 31위 한국은 뉴질랜드(19위)에 신체조건, 운동 능력에서 크게 뒤졌다. 유 감독은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펼치지 못한 선수들을 향해 “궂은 플레이를 할 줄 모른다. 편하게 왕자처럼 농구하면 발전할 수 없다”고 질책했다.

 선수들은 조금씩 달라졌다. 이후 치른 평가전에서 유 감독이 원했던 벌떼 수비 농구가 조금씩 살아났다. 최고참 김주성(35·동부)부터 막내 이종현(20·고려대)까지 더 뛰고, 더 몸을 날렸다. 유 감독은 특정한 선발 선수를 정하지 않고 다양한 선수를 기용하며 상대에게 쉴 틈을 주지 않았다. 수시로 바뀌는 선수들은 2~3명이 협력하는 강한 전면 압박 수비로 상대를 지치게 만들었다. 대표팀은 2차 평가전(76-75), 4차 평가전(64-58)에서 2차례 뉴질랜드를 꺾었다.

 마지막 평가전에서도 특유의 벌떼 농구가 빛났다. 2쿼터까지 22-33, 11점 차로 뒤졌던 대표팀은 3쿼터부터 전면 압박 수비가 살아나면서 점수 차를 좁혔다. 주장 양동근(33·모비스)과 김태술(30·KCC)·오세근(27·상무)은 몸을 사리지 않는 수비로 평균 신장 1m97㎝에 달하는 뉴질랜드 선수들을 효과적으로 막았다. 공격에서는 조성민(31·KT)이 3쿼터 이후 3점슛 5개를 포함, 22점을 기록했다.

 대표팀은 스페인 농구 월드컵(8.30~9.14)과 인천 아시안게임(9.19~10.4)을 앞두고 있다. 유 감독은 “아직 많이 부족하다. 강호들과 상대할 농구 월드컵에서는 깨져가면서 좀 더 적응력을 키워야 한다. 그래야 아시안게임에서 더 잘 할 수 있다”고 했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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