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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아의 '체지방 9%, 그까이꺼'] ⑤ 새로운 트레이너를 만나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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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회사에 앉아있는 시간이 늘어서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다. 피곤하단 핑계로 아침을 거르면서 식단도 쉽게 어긴다. 8월이 되기 전까지는 체지방률을 적어도 15% 전후로 만들 생각이었는데, 이대로 가다간 대회 전날까지 몸이 안 나오겠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운동의 재미를 알게 해준 쪼샘은 사실 내가 대회 출전을 결심하기 전에 이직을 했다. 업무 강도가 훨씬 높은 곳으로 가서 나를 봐줄 여유가 없다. 나는 그동안 쪼샘이 정해준 식단과 스케줄로 혼자 준비해왔다. 운동은 충분히 할 수 있지만, 대회를 준비하기에 혼자 힘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내게 가장 큰 효율을 끌어다 줄 사람이 필요했다. 그래서 피트니스 모델 대회 출전 단 한 번만으로 우승을 거머쥔 괴물, 이국영 샘을 만났다. 현재 트레이너는 아니고, 청담역의 퍼스널트레이닝(PT) 샵에서 매니저일을 하고있다. 몸 좋은 남자들만 나온다는 뮤지컬 ‘미스터 쇼’의 출연 배우기도 하다. 보디빌더들은 대개 시즌기와 비시즌기 사이에 몸매가 크게 다른 편인데, 이국영 샘은 늘 한결 같은 몸매를 자랑한다. 먹을 것 다 먹어가면서 체지방 2kg을 유지한다고. “그게 사람이에요?”라고 했더니 “먹은 만큼 운동하는 타입”이란다. 새벽 세시가 넘어가도록 놀고도, 집에 가기 전엔 꼭 운동을 한다고. 아주 독한 사람을 만났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이다. 운동도, 식단도 모두 달라진다. 쪼샘은 그간 본인이 했던 말 다 잊고, 지금 트레이너 말만 믿고 따르라고 했다. 둘은 비슷하다. 다이어트의 원리부터 어떻게 해야 몸을 만들 수 있는 지 차근차근 설명해서 끈기 있게 운동할 수 있도록 이해시키는 타입이다. 지금까지 딱 정해진 식단만 먹고, 3분할에 맞춰 운동했다면 이제는 좀 더 유연해졌다. 이국영 샘은 매끼, 매일 섭취해야 하는 단백질·탄수화물의 양을 정해줬다. 최소 운동 한 시간 전에는 고구마·바나나·호밀빵 등 다당류 탄수화물을 100g 정도 섭취하는 게 좋고, 만약 30분 내 운동을 해야 한다면 흡수가 빠른 과일 등 단당류 탄수화물을 먹으라는 식이다.

수업할 때도 원리를 먼저 설명한다. 어느 근육에 집중하고, 특히 언제 버텨야 하는 지 등을 알려준다. 서킷 트레이닝을 좋아한다는 점이 나랑 통한다. 서킷 트레이닝은 하체면 하체, 어깨면 어깨 한 부위에 집중하지 않고 여러 부위의 운동을 중간에 쉬지 않고 유기적으로 바꿔가며 온 몸을 전체적으로 자극하는 훈련법이다. 운동이 쉴 틈 없이 이어지기 때문에 훨씬 힘들지만, 그만큼 더 보람차다. 나한테 자신이 운동하듯 고강도 수업을 하겠다고 겁을 줬다. 한번 들었는데, 첫날이라 자세에 더 집중해서 크게 힘들진 않았다. 이국영 샘한테 체력이 좋다고 칭찬을 들었다. 그래도 지난 8개월이 헛되진 않았구나. 듬직한 전문가를 만났다. 체계적으로 관리 받는 만큼 더 탄력적인 몸매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글=강선아 포토 코디네이터
영상 촬영·편집=공재만, 최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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