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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의 정보 교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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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과학의 진흥과 기술혁신이 오늘날 우리가 당면한 가장 절실한 과제 가운데 하나다. 풍부한 노동력을 제외하고 자원이 없는 우리나라의 경우, 혁신적인 기술개발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하는 것만이 한국경제의 살길이기 때문이다.
그 동안 한국경제는 양적 성장에만 치중한 나머지 이처럼 중요한 기술혁신문제를 소홀히 취급해온 것 또한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자원「내셔널리즘」의 강화 등 여건의 변화로 모든 산업을 기술 집약적인 것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될 매우 절박한 상황인 것이다.
낙후한 기술 수준을 선진국형까지 끌어올리려면 해외선진기술의 신속한 도입이 가장 효과적이다.
한국이 그 동안 섬유·전자·조선 등에서 급속한 발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선진기술의 이유에 힘입은바 크다.
기술도입이 기술개발보다 시간과 낭비를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고, 선진국에서 시행착오를 거친 기술을 도입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보면 우리는 후발의 이점을 누려왔다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한국의 선진기술 도입은 산업계, 특히 중소기업의 선진기술 흡수능력 부족이란 내부적 요인에다 기술제공을 기피하거나 제공하더라도 수출제한 등 까다로운 조건을 붙이는 외부적 요인이 겹쳐 충분히 소화를 했다고 할 수는 없다.
사실 그 동안 우리가 도입한 대부분의 기술은 선진국들이 한 단계 뒤쳐졌다고 방기한 것이며 그나마 일본을 통한 2차 기술이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이 정도의 기술수준으로 국제경쟁을 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든다는 것이 도시 불가능하다는 것은 말할 나위가 없다.
더우기 지금은 50·60연대와는 달리 기술교역도 점차 까다로 와져 돈을 준다고 해서 아무 기술이나 도입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좋은 기술을 도입하려면 좋은 기술을 대신 주거나 과다한「로열티」를 지불하지 않으면 안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제부터의 기술도입은 반드시 도입해야할 첨단기술을 선별적으로 들여와야 하며, 이와 병행하여 국내기술 개발력을 배양하고 특히 도입기술을 개량하기 위한 연구가 중요하게된 것이다.
전후일본의 경이적인 경제발전을 한 것은 선진기술의 성공적인 개량·흡수에 있었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이다. 그들은「트랜지스터」·「컴퓨터」등 원천기술을 들여다가 이를 잘 소화·응용했기 때문에 그 기술을 역수출까지 하게된 것을 우리는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주요선진국들의 기술개발비가 대 GNP 2% 내외가 되는 막대한 액수면서도 그들은 기술혁신이 부진하여 경제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자성론을 펴고 있다.
여기에 비해 겨우 0.5%를 기술개발비로 투자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앞으로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는 자명하다하겠다.
서울에서는 지난 13일부터「한국과학기술단체 총 연합회」주최로「제7차 국내외 한국과학기술자종합학술대회」가 열리고 있다.
국내외 한국과학·기술자간의 학술연구 및 기술정보교환으로「과학입국」을 뒷받침하자는 것이 이대회의 취지라고 한다.
물론 고도의 기술수준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선진국의 수준을 따라간다는 것이 지극히 어려운 일인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정부나 기업은 기술혁신을 향한 집념을 버리지 말고 이번 과학 기술자 대회 같은 행사나 교육 등을 통해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시키고 나름대로의 기술축적 기반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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