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재·보선보다 낮은 투표율 … 수원벨트 3곳도 예상 밖 저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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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휴가철 선거의 양상이 뚜렷했다. 그동안 휴가철인 7~8월에 실시되는 재·보선의 경우 34.1%의 투표율을 보인 2010년을 제외하고는 2002년 29.6%, 2006년 24.8%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7·30 재·보선의 잠정 투표율(32.9%)은 그때보다는 높았지만 33.5%의 최종 투표율을 기록한 10월 재·보선보다 낮았다. 지난해 4월 국회의원 재·보선 투표율(41.3%)과 비교하면 8.4%포인트나 낮은 수치다.

 지역별로는 투표율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최대 격전지였던 전남 순천-곡성은 51.0%의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재·보선 투표율이 50%를 넘은 건 2009년 4월 경북 경주시 재선거 이후 처음이다.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의 고향인 곡성군의 투표율은 61.1%나 됐다. 새누리당 나경원,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맞붙은 서울 동작을 역시 46.8%의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누가 당선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내 표가 당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생각에 예상보다 많은 유권자가 투표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후보가 공천논란 속에 나선 광주 광산을이 22.3%로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여당의 강세지역인 부산 해운대-기장갑 역시 22.9%로 뒤를 이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에 대해 “사실상 승부가 기울어졌다는 판단에 투표장으로 향하는 유권자가 많지 않았고 광주 광산을의 경우 권 후보 공천에 대한 거부반응도 낮은 투표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야가 최대 승부처로 꼽은 ‘수원벨트’는 수원을(권선) 27.2%, 수원병(팔달) 30.8%, 수원정(영통) 31.1%로 평균 투표율에도 미치지 못했다. 홍 소장은 “거물 정치인들의 귀환이라는 선거 프레임이 정작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면서 낮은 투표율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천권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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