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장 운동의 주역 『창고극장』 문닫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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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소극장운동에의 기여로 지난해 중앙문화대상(장려상)을 받기도 했던 삼일노 창고극장이 6월30일자로 문을 닫았다.
만4년 동안 이 극장을 이끌어온 이원경씨 (65·연출가)는 『당분간 극장대관 및 공연활동을 중단하고 자체 「워크숍」이나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소극장운동의 주역으로, 젊은이들의 실험무대로 꾸준히 막을 올려온 창고극장이 3년여에 걸친 「소극장폐쇄시비」의 한 초점으로 휴관한데 대해 많은 연극인들이 안타까워하고 있다.
연극전문공연장의 시설기준이 공연법시행령 및 시행규칙에 삽입된 77년2월부터 동년 8월의 「소극장설치허가유보 조치」, 78년10월의 「건축법시행령개정」, 79년6월의 「시설완비령」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창고극장은 의연히 버텨왔기 때문이다.
연극협회이사장 김정옥씨 (연출가·중앙대교수)는 『문공부의 시설완비령 한계시한인 6월30일에 문을 닫은 것은 「소극장 문제해결」이라는 차원에서 볼 때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한다. 이럴 때일수록 어렵더라도 공언을 계속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그러나 이원경씨는 『창고극장은 연극을 위한 공간으로 계속 남게될 것』이라면서 『소극장은 젊은 연극인들의 수련장으로서 반드시 존속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젊은 미술학도나 음악도 들은 저희들끼리 아무데서고 전시회·음악회 등을 열 수 있는데 왜 유독 연극만은 정식공연장이 아니면 안되냐는 것. 이씨는 당분간 사태를 관망하면서 창고극장을 손실 없이 젊은 연극인들의 손에 넘겨줄 방법을 찾아볼 생각이다.
한편 창고극장과 함께 시설미비 및 공연장으로의 용도변경 불가로 1일부터 폐쇄될 위기에 처했던 「엘칸트」예술극장은 7월말까지로 예정된 극단 「춘추」의 『당신 멋대로 하세요』를 공연하고 있어 소극장 폐쇄의 별다른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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