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궐선거, 권은희 광주 광산을 당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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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의 심장으로 불리는 광주 광산을 보궐선거에선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후보가 60.6%의 득표율(투표율 22.3%)로 당선됐다. 그는 당선이 확정된 직후 “오직 정의의 한 길로, 진실이 가리키는 곳으로 달려가겠다”며 “그것이 빚을 갚는 유일한 방법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권자들이)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변함없이 저를 믿고 지지해줬다”면서 “그 선택에 응답하는 부끄럽지 않은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권 당선자 측 관계자는 “앞으로 권 당선자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과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등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사이면서 경찰 간부 출신인 권 당선자의 특성을 살려 국회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지난해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해 화제가 된 인물이다. 당시 야권은 권 당선자를 ‘광주의 딸’이라고 부르며 치켜세웠었다.

하지만 권 당선자가 여의도 정치권에 무난히 안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광주 광산을은 이번 재·보선이 치러진 15개 지역 가운데 최하위 투표율을 기록했다. 권 당선자의 득표율도 지난 19대 총선에서 이용섭 전 의원이 얻은 74.6%에 크게 못 미친다. 또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남편의 재산 축소 신고 의혹을 둘러싼 공방과 통합진보당 장원섭 후보(26.4%)의 선전도 권 당선자에겐 정치적 부담이다.

윤희웅 정치컨설팅 민 여론분석센터장은 “이전보다 득표율과 투표율이 낮다는 건 권 당선자 뿐 아니라 그를 전략공천한 새정치연합 지도부에 대해 지역 민심이 냉정하게 평가한 것”이라며 “야당의 텃밭에서조차 적극적인 지지를 얻지못한 상태로 원내에 진입하게 됨으로써 이후 활동에서의 파괴력이 크게 제한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윤석 기자 america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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