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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戰 뉴스 시청률 불꽃경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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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전쟁이나 국가 재난 상황에서 시청자들의 눈은 TV 뉴스로 쏠린다. 뉴스 시청률은 대개 평소보다 5~10% 이상 상승한다. 방송사들은 '대목'이 오면 방송사 명예를 걸고 치열한 시청률 전쟁을 벌인다. 이번 미국.이라크 전쟁도 예외는 아니다.

박천일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전시 상황 등 대형 사건에서 시청자들은 습관화된 시청행태를 벗고 속보 능력.공정성 등을 바탕으로 채널을 '다시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사실 때문에 국내외 방송사들은 전쟁에 가까운 시청률 경쟁을 벌이곤 한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이번 전쟁 보도에서 국내 방송사들은 각각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었을까.

본사 취재팀은 전쟁이 발발한 지난달 20일부터 미국이 이라크의 수도 바그다드를 함락한 지난 9일까지 지상파 방송 3사의 메인 뉴스 시청률을 분석했다. 분석은 시청률 전문 조사기관인 TNS미디어코리아와 닐슨미디어리서치의 일일 시청률 자료를 기초로 했다.

조사 결과 전쟁 이전과 마찬가지로 KBS 9시 뉴스가 이 기간에도 여전히 강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방송사간 시청률 격차는 등락을 거듭했지만, KBS와 MBC의 메인뉴스 시청률 격차는 평일의 경우 평소보다 약간 더 벌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SBS는 평일에는 10%에 미치지 못하는 다소 저조한 시청률을 보였지만 주말에는 15% 내외로 비교적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TNS미디어코리아가 서울과 수도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쟁 발발 당일인 20일 KBS와 MBC 메인 뉴스의 시청률은 거의 동일(20.9-20.8%)했다.

그러나 다음날 24.1%(KBS)대 15.3%(MBC)로 격차가 벌어지더니 평일의 경우 4~8%P의 차이를 보였다. 전쟁 이전과 비슷하거나 다소 벌어진 수치다. 닐슨미디어리서치가 전국으로 조사범위를 확대한 결과에서도 전쟁 당일 23%(KBS)대 20.4%(MBC)였던 수치가 지난 8일에는 최고 10.4%P까지 벌어졌다.

이와 관련, 방송계에선 MBC가 '취재진 이라크 단독 진입'으로 호재를 얻었지만 반미 편중보도 등이 쟁점화된 것이 발목을 잡았다고 보고 있다.

그런가 하면 SBS는 평일과 주말의 편차가 컸다. SBS는 축구 중계 때문에 방송 3사가 거의 비슷한 시간대에 메인 뉴스를 내보낸 지난달 29일(토요일)과 지난 5일(토요일)에는 MBC보다 높은 시청률(TNS미디어코리아 13%~11.6%, 12.7%-12.0%)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방송사들은 각각 다른 설명을 내놓는다.

KBS 편성국 관계자는 "보도의 신뢰성이 특히 문제됐던 이번 전쟁에서 KBS는 선전했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시청자들이 큰 일이 터지면 '믿을 만한'방송사를 선택하는 게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또 MBC 측은 "MBC는 삼풍백화점이나 대구참사에서도 그랬듯이 순발력 있는 대응으로 사건 초기에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곤 한다"며 "이번에도 사건 발발 당일 시청률이 크게 높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이후 시청률이 떨어진 것은 전쟁이 길어지면서 시청자들이 평소의 시청행태를 따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상복 기자

*** "폭스TV가 CNN 눌러" - 美 뉴스채널 시청률 조사

1991년 걸프전은 CNN이란 절대 강자를 낳았다. 그리고 이번 미국.이라크 전쟁에선 폭스TV가 CNN을 앞서며 투톱 체제를 구축했다.

미국 시청률 조사기관들이 전쟁 발발부터 19일 간의 시청 행태를 조사한 결과 폭스는 일일평균 3백30만명의 시청자를 확보, 뉴스 전문 케이블 중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전쟁 이전에 비해 2백36% 정도 시청자가 늘어난 것이다. CNN의 경우도 3백% 이상 시청자가 늘었지만 시청자 수는 평균 2백70만명으로 폭스에 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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