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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루미늄박으로 어선 위장 해안 접근하다 초소에 걸려|생포된 간첩선 선장 김광현 침투항로와 방법 밝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서산 앞 바다에서 지난 21일 격침된 무장간첩선은 10m 길이에 무게4.5t으로 최대속도는 35 「노트」였다. 이 배는 또 북괴 노동당 조사부의 직접 지휘를 받고 침투했었으며 충남 대천 서쪽 1백20「마일」 해상에서 19일 하오 8시30분 모선(모선)으로부터 분리, 「알루미늄」박(박)으로 어선을 가장하고 연안으로 접근하다가 20일 하오 5시55분에 발견됐다.
이 같은 사실은 침투선 격침과 함께 유일하게 생포된 이 배의 선장 겸 침투조장 김광현이 진술했다고 군사정전위 제4백2차 본 회의에서 「유엔」측 수석대표 「호스테톨러」 소장이 밝혔다. 침투선에는 선장 겸 침투조장인 김광현 외에 선원 3명과 안내원·침투조 각 3명이 타고 있었다.
김광현은 66년 9월 이후 10회 이상 서해안을 통해 한국에 무장간첩을 침투시켰다고 진술했는데, 김이 밝힌 서산 앞 바다 격침 무장간첩선의 항적(항적)은 다음과 같다.

<침투조장>
김광현은 『올해 42세로 석해남도 옹진군 남해리에 살고있으며 이번 간첩선의 침투조장이고 선장이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신의주에서 방직공장 전기공으로 일하다가 65년 노동당에 입당되어 동해안의 고성에 있는 「침투선 안내원 훈련소」에서 교육을 받았다.
무장간첩선 침투와 귀환안내를 맡은 그는 65년 8월 서해안에 배치됐다.
노동당 중앙위원회 지시로 그는 작년 9월 이후 10회 이상 한국해역에 무장간첩을 침투시켰다. 최근에는 해주항 「시멘트」 공장 옆에 있는 노동당 중앙위 제301연락소 22방향대에 소속되 어제 2조장이 됐다.

<침투명령>
이번 간첩선은 노동당 중앙위 조사부의 직접 감독을 받았다. 6월16일 그는 301연락소장 오복근으로부터 『대천 근해에 접근, 20일 밤 9시 정각에 3명의 무장공비를 충남 남당리 연안으로 침투시키라』는 명령을 받았다.
명령에 따라 일당 10명은18일 상오 4시30분 해주에서 모선에 승선했다. 모선은 해주항의 301연락소 전용부두에 정박해 있었다. 10명은 선장 김광현 외에 선원 3명(한광덕 최병준 이찬하) 안내원 3명(이옹 이두성 박남진)과 침투조 3명이었으며 침투조 3명의 이름은 모른다고 했다.

<해주 출항>
18일 상오 5시 10명의 침투요원을 태운 모선은 침투선을 끌고 해주항을 빠져 나왔다. 모선은 20m 길이에 1천2백마력의 북괴제 「엔진」 4개를 달고있었다. 일제 「레이다」 2개와 소련제 송신기 2개·수신기 1개도 갖추고 있었다.
한국 연안까지 간첩선을 호송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모선은 2정의 대공기관총과 중기관총, 그리고 1정의 무반동총, 대전차 「로키트」 발사대에 자동소총·수류탄 등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선장은 김인진이었는데 12명의 선원이 있었다.

<서진-남진>
18일 새벽 5시 해주항을 벗어난 모선은 서진하다가 해안선을 마라 북진, 18일 낮 12시 조도 서북쪽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시간계획조정을 위해 4시간을 머물렀다. 하오 4시에 다시 15「노트」 속도로 서진, 밤 10시에 조도 서쪽 1백「마일」 위치에 도착했다. 이 지점에서 선수를 남으로 돌려 25「노트」 속도로 남진했다.
19일 새벽 4시 대천 서쪽 2백10「마일」의 공해상에 도착, 정확한 침투시간에 맞추기 위해 그곳에서 10시간을 머물렀다. 하오 2시 동진, 하오 8시 대천 서쪽 l백20「마일」 해상에 이르렀다.

<침투선 분리>
19일 하오 대천 서쪽 1백20「마일」 해상에 이른 하오 8시30분 끌고 온 침투선과 10명의 침투조를 떼어냈다.
10m 길이의 침투선은 4.5t으로 2백35마력의 독일제 「엔진」 3개를 달았고 최대속도는 35「노트」.
중기관총 1정, 대전차 「로키트」 RPG-7과 RPG-2 각 1개, 자동소총과 수류탄 발사대로 무장됐다.
송·수신기와 일제 「레이다」도 갖췄다.
침투선은 동북진, 20일 자정에는 속도 남쪽 8「마일」 해상을 통과했다. 이곳에서 동진을 계속, 새벽 1시 응도 남쪽 8「마일」 해상에 접근했다. 여기서 동남방향으로 「코스」를 바꾼 간첩선은 20일 새벽 3시 호도 근해에 도착, 9시간을 머물렀다. 그 동안 간첩선은 「알루미늄」박으로 선체를 가려 어선으로 위장했다. 낮 12시 간첩선은 호도를 출발. 서북쪽 5「마일」 위치에 있는 삽시도 쪽으로 서서히 항진했다.
20일 하오 1시30분 삽시도 남쪽에 도착한 간첩선은 이곳에서 1시간 30분을 머무른 뒤 하오 3시 대천 쪽을 향해 서서히 북동진, 그곳에서 어로작업을 가장하면서 2시간 동안 머물렀다. 하오 5시가 되어 침투선은 최종목표지점인 대천 남쪽 천수만에 있는 남당리를 향해 출발했다. 천수만에 들어서면서 간첩선은 3∼4「노트」로 남당리를 향해 북진, 연안을 따라 순항하다가 20일 하오 5시55분 한국군 해안초소에 발각되어 덜미가 잡혔다. <판문점=권순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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