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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강권유하자 수류탄던지며 발악"|서산앞바다서 간첩선 격침시킨 장병들 기자회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20일 충남서산 서방근해로 침투했던 북괴무장간첩선은 어민들의 재빠른 신고와 육·해·공군, 해경의 체제적인 합동작전에 의해 격침됐다.
해군고속정 편대장정은태소령(31·해사출신)등 이작전의 유공자10명이 23일하오 해군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이들이 밝힌 북괴무장간첩선 첫발견에서부터 격침까지의 12시간에 걸친 작전상황은 다음과 같다.

<발견>
무장간첩선이 첫발견된 시간은 20일하오5시30분쯤.
해안경비중이던 육군 2327부대 소대장 이봉준중위(23·서울시립 산업대ROTC출신)는 괴선박이 출현했다는 보고를 받고 괴선박을 향해 확인신호를 보냈으나 이상한 손짓을 하면서 도주, 즉각 위협사격을 실시하자 뱃머리를 남쪽으로 돌러 40「노트」의 쾌속으로 달아났다.
이중위는 이사실을 작각 상부에 보고했으며 이때쯤 어민들로부터 수상한 배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들어와 간첩선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추격>
20일하오6시쯤경계임무중이던 해군 구축함○○호의 전탐관 이한경대위(27·해사출신)는「괴선박출현」을 연락받고 이를 함장에게 보고한 뒤 즉각 부근에 있던 고속정 편대장 정은태소령에게 이 사실을 통고, 합동작전에 나섰다.
해군함정은 21일 O시쯤 격열비열도 서남방 3「마일」해상에서 도주하고 있는 간첩선을 발견하고 격파사격을 시작했다.
간첩선이 이를 피하기 위해 동격렬비열도와 서격렬비열도 사이의 좁은 해협으로 숨어버려 우리 고속정 1척이 이를 쫓아들어가고 구축함은 예상도주로에 대기, 길목을 막았다.
간첩선이 곧 고속정에 쫓겨나오자 사격준비중이던 구축함사수양용주중사(27·전주출신)가 사격을 개시, 제1탄이 그대로 명중했고 간첩선의 속력은 9「노트」로 크게 떨어졌다.
구축함은 이들을 생포하기위해 사격을 멈추고 고속정편대에 접근을 지시했다.

<격침>
21일 상오4시30분쯤 간첩선은 선수만을 해상으로 향한채 서서히 침몰중이었고 간첩들은 선체와 부유물에 매달려 있었다.
날이 밝자 고속정은 이들의 생포를 위해 50「야드」까지 접근해 고속정 부장김학봉중위 (25·빙원출신)가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라』고 30분간 권유방송을 했으나 반응이 없었다.
상오5시40분쯤 고속정이 접근하자 이들은 5명·4명·1명으로 각각 나눠있다가 세차례에 걸쳐 고속정에 수류탄을 던지며 반항했으나 그중 1명은 사살되고 8명은 수류탄의 폭파로 사망했으며 1명은 생포됐다.

<합동작전>
해군으로부터 지원요청을 받은 공군은 즉시 조명기와 전투기(대장 김상재중령·35)를 현장에 출동시켜 조명탄으로 대낮같이 현장을 밝혔다.
이때 북괴의 「미그」-21기 12대가 북방한계선부근에서 선회중 2대가 북방한계선 남쪽 16「마일」아군작전지역가까이까지 남하해 간첩선의 도주를 엄호하려 했으나 이를 계속 감시중이던 아군「팬텀」(대장 박경웅중령·35)가 출동해 이들을 퇴각시켰다.
해경도 어선으로부터 괴선박 출현신고릍 받고 함정4척을 동원해 작전지역안에서 출어중인 어선30여척을 통제, 구별이 어려운 간첩선의 포착을 용이하게 했다.

<간첩선>
시정이 나빠 확인하기 어려웠으나 간첩선은 5∼6t급의 백색으로 우리 어선과 비슷했고 AK소총·기관총·수류탄으로 무장하고 있었다.
시체9구중 2구를 인양한 해군은 간첩선을 탐색수사중이며 위치만 확인뒤면 선체인양을 쉽게 할수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 참석자는 다음과 같다.
◇육군▲소대장 이봉준중위(23)▲분대장 김현근하사(25)▲「레이다」병 김정수병장(24)
◇해군▲고속정편대장 정은태소령(31·해사27기출신)▲구축함전탐관 이한경대위(27·부산출신)▲고속정부장 김학봉중위(25·수원출신)▲구축함사수 양용주중사(27·전주출신)
◇공군▲「팬텀」기 조종사 박경웅중령(35)▲주조종사 김상재중령(35)
◇해경▲해경본부 남동순경감(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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